이혼을 결심하게 된 세 가지 이유

이혼이 뭐 어때서! 그래서 너는 행복해? 3

결혼생활 15년 끝에 나는 이혼을 했다.

결혼생활 내내 대화는 거의 없었고,

각자의 일만 하며 살았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수도 없이 던졌다.

“꼭 이혼을 해야 할까?”

“그냥 이렇게 살아도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이 오락가락했다.

그러다 결국 이혼을 결심하게 된

세 가지 이유가 생겼다.


첫 번째 이유

공지영 작가님의 『즐거운 나의 집』을 읽고 나서였다.

책 속 문장 하나가 가슴에 박혔다.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이 불행한 이유는

이혼이라는 환경 때문이 아니라

엄마의 표정이 행복하지 않아서다.

책을 덮고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내 표정은…어땠지?”

그때의 나는 행복한 얼굴이 아니었다.

이혼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아이들 앞에서 웃고는 있었지만, 표정은 늘 어두웠다.

‘이 상태가 과연 아이들에게 좋은 걸까.?’

그 질문은 나를 흔들었다.

두 번째 이유

친하게 지내던 후배의 부모님 이야기였다.

외도와 폭력 때문에 힘들어하던 엄마는

끝내 이혼하지 않고 참고 사셨다고 했다.

그리고 자주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희 때문에 참고 산 거야.”

후배는 조용히 말했다.

“그 말이… 너무 싫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숨이 막혔다.

자식 때문에 참았다는 말이 자식을

더 아프게 하고 있었다.

희생과 인내처럼 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아이에게 짐을 얹는 말처럼 느껴졌다.

‘참는 게, 과연 정답일까?’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 이유

심리 상담이었다.

아이들 문제로 우연히 시작한 상담이었는데,

상담사는 뜻밖의 말을 했다.

“아이보다 어머님 감정이 더 중요해 보여요.”

그 말 이후 상담은 계속 이어졌다.

어느 정도 마음이 회복되던 시점, 상담사가 말했다.

“지금 옆에 남편이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 순간 숨이 막혔다.

“지금 어떤 느낌이 들어요?”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남편이 저승사자 같아요.

제 행복을 앗아가는 저승사자요.”

잠시 후 상담사는 다시 말했다.

“그럼 이번엔 남편이 나갔다고 상상해 보세요.”

거짓말처럼 숨이 돌아왔고, 마음이 조용해졌다.

“지금은요?”

“…살 것 같아요.”

그날 상담실에서 나는 확신했다.

아, 이 결혼은 이미 내 안에서 끝났구나.


그렇게 나는 오랜 시간 망설였던 선택, 이혼을 했다.

도망치듯 한 선택도 아니었고,

충동적인 결정도 아니었다.

수없이 흔들리고, 수없이 돌아보고,

끝내 내려놓은 선택이었다.


“그래서, 지금 행복해?”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응. 너무너무 행복해.

아주 편하게 숨 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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