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이 뭐 어때서! 그래서 너는 행복해? 13
나는 이혼을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이 흔들리지 않았다.
물론 아프지 않았던 건 아니다.
두려움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결정을 내린 뒤의 나는
의외로 단단했다.
그런데 세상은 달랐다.
이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행복보다 측은함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
이혼한 나를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정작 자신은 불행한 결혼을 붙잡고 있는 사람들.
감정에 밀려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가
아이의 방황 앞에서 무너지는 사람들.
아이를 키우며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게 쉽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들.
막막함을 이기지 못해
불행인 줄 알면서도 다시
그 안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그 장면들이 오래 남았다.
그래서 언젠가
이혼에 대해 한 번은 제대로 말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망설였다.
내 이야기가 또 다른 오해를 낳을까 봐.
그래도 결국 글을 쓰게 된 이유는 하나였다.
이혼이 대단한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혼이 결코 불행의 다른 이름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혼을 꿈꾸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았으면 했다.
이혼은 감정 하나로 되는 일이 아니다.
용기 하나로 밀어붙일 일도 아니다.
삶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는 일이다.
그래서
계산해야 하고,
연습해야 하고,
혼자 서 있는 시간을 견뎌봐야 한다.
그래야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야 그 선택이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지 않는다.
나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혼을 권하려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설득하려는 것도 아니었다.
도망치듯 하지 말라고,
겁먹고 붙잡지도 말라고,
아이를 핑계 삼지도 말라고.
하지만 아이를 생각한다면
더 치밀하게 준비하라고.
이제 나는
이혼을 설명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다.
그 이후의 삶을 사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이혼은 내 인생의 한 장면이었고,
나는 그 장면을 지나왔다.
그리고 지금,
나는 흔들림 없이
내 삶을 다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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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제 글을 읽어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저는 이혼이라는
인생의 한 징검다리를 건너
다른 길로 나아가려 합니다.
이혼은 제 삶의 전부가 아니었고,
그저 지나온 한 장면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그 이후의 이야기들로
더 재미있고, 더 솔직한 글로
천천히 걸어가 보겠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