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여기쯤에서

언제나 그대는



슬픔이 명치에서 울컹하고 솟구쳐 오르는 날.

손끝이 미세하게 바들바들 떨리고

나는 끝을 향해 엄지발가락의 첫마디를 치켜든다.

차라리 어린아이처럼 눈물이라도 왈캉 쏟아지면

몸이 이리도 주체하지 못할 만큼 떨리지 않을 것을.

억 소리가 나도록 가슴이 답답하지 않을 것을.

왜 나의 슬픔은 언제나 나의 온몸을 휘감고 돌아

종국에는 명치끝에서 울컹하고 솟구치는지.

왜 나의 슬픔은 언제나 나의 온 힘을 소진하고는

보상인양 졸음을 슬쩍 내밀어주는지.

잠이 쏟아지지만

눈은 감을 수 없어

나는 눈을 뜬 채

세상을 마저 마주한다.

그리고 그대를 그리워한다.

끝을 향해 떨어지는 순간에도

그대는 섬광처럼 나타나

나를 구원한다.

단지 보고 싶다는 하나로

마지막 순간에 조차

그대는 내 눈을 감지 못하도록 나타난다.

우리는 어디로 흘러가는 것인지

나는 어디로 흘러가는 것인지

나는 지금도

그대를 그리워한다.

언제나

인생의 여기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