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새의 첫 비행




<1>

“좋은 친구를 만나야 한단다."

엄마 티티새가 말했습니다.


<2>

어린 티티새는 날개를 펴고 힘차게 하늘 위로 날아올랐어요.

꺼끌꺼끌한 높새에 기우뚱 대지 않으려면 열심히 날개를 파닥거려야 했지요.

어린 티티새는 바람을 가르는 자그마한 날개가 신기하기만 했어요.


<3>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정말 놀라웠어요!


<4>

나무를 분주하게 오르내리는 털빛 짙은 다람쥐와,


<5>

딱정벌레를 맛있게 먹고 있는 뒤쥐,

매서운 눈을 하고 덤불숲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삵이 한눈에 보였지요.


<6>

높새에 머리채를 흔들며, 아름다운 금빛 가루를 흩날리는 소나무 숲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어요.


<7>

강물은 굽이굽이 끝도 없이 어딘가로 흘러갔습니다.


<8>

티티새는 배가 고파졌어요.

엄마를 떠나 처음으로 이렇게 멀리까지 날았으니 배가 고플 수밖에요.

날개를 분주하게 움직이며 잎이 무성하게 자란 덤불숲 밑으로 내려앉았어요.

쇠똥구리가 열심히 똥을 굴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요.


<9>

티티새는 나뭇가지에 앉아 쇠똥구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어요.

'참 맛있게 생겼다.'

하지만 티티새는 쇠똥구리를 잡아먹지 않았답니다.

동그란 소똥 속에 알을 낳는다고 엄마가 알려주었거든요.


<10>

이파리를 동그랗게 만 고사리 줄기 밑으로

똑같이 몸을 동글게 만 공벌레들이 보였어요.

티티새는 고개를 젓고는 다시 나무 위로 날갯짓을 했어요.

공벌레는 맛이 너무 쓰거든요.


<11>

호숫가에 다다르니 잠자리들이 골풀 위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있어요.

티티새는 날개를 재빠르게 움직이며 잠자리를 휙 낚으려고 했지만,

헛 부리질만 했어요.

그 바람에 잠자리들이 모두 놀라 도망쳤지요.


<12>

호숫가 고목 위에 앉아 물속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송사리 떼가 수초 사이를 헤엄쳐 다니고 있었지요.


'물총새는 좋겠구나, 통통한 물고기도 낚아 먹을 수 있고.'

티티새는 배가 정말 고팠어요.


<13>

꾸벅꾸벅 졸음이 몰려왔자요.

잠자리 사냥에 성공만 했더라도 지금쯤 여름을 보낼 나무 터를 찾아다녔을 텐데 말이에요.

정신이 아득해지려는 순간 강가 너머 빨간 열매가 눈에 들어왔어요.


<14>

강물에 날개가 닿을락 말락 티티새는 아슬아슬하게 강 너머로 날아갔습니다.

그리고는 빨간 뱀딸기를 허겁지겁 먹었지요.

조롱이 눈에 띄기라도 하면 큰일 날 테니 틈틈이 고개를 들어 요리조리 살펴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15>

날개에 힘이 붙자 티티새는 강 주변을 날아다녔어요.

잎이 무성하게 자란 떨기나무 숲이 강줄기를 따라 길게 이어져 있었지요.

가을까지 지내기에 딱 좋은 자리였어요.

나무 열매도 많고 딱정벌레며 지렁이가 부드러운 흙을 일구고 있었습니다.


<16>

티티새는 가지가 많은 떨기나무 한그루에 자리를 잡았어요.

부산스럽게 날개를 떨며 부리로 깃털을 다듬고 이리저리 살폈지요.

어느새 자기만 한 다른 티티새가 날아와 앉아, 똑같이 깃털을 다듬고 날개를 떨었어요.

어린 티티새가 잿빛 긴 꼬리를 파르르 떨자 친구도 대답하듯 꼬리를 떨었답니다.


<17>

둘은 서로 겨루기라도 하듯 떨기나무 숲 사이를 이리저리 날아다녔어요.

어디서 나타났는지 티티새들이 하나 둘 날아와 같이 날갯짓을 했지요.


<18>

어린 티티새는 하늘 높이 날아올라 떨기나무 숲을 내려다보았어요.

나무껍질을 파는 친구, 빨간 열매를 따먹는 친구, 강가에서 멱을 감는 친구.

떨기나무 숲에는 친구들이 벌써 날아와 활기차게 살고 있었습니다.


<19>

"안녕."

어느새 자기를 따라 하늘 높이까지 날아온 티티새가 인사했어요.

"안녕."

어린 티티새는 흰 배 밑에서 꼬리 끝까지 반달무늬가 있는 친구가 마음에 들었어요.


<20>

엄마가 말한 좋은 친구가 어떤 친구인지 아직 잘 모르지만,

멋진 반달무늬가 있는 티티새와 친해져 보기로 마음먹었지요.

친구도 그런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나무껍질 속에 숨어있던 노린재 애벌레를 부리로 잽싸게 잡아서 주었답니다.


<21>

어린 티티새는 수줍게 애벌레를 받아먹었어요.

눈을 반짝이며 날개를 파르르 떨었지요.

둘은 다른 티티새들 무리가 있는 덤불숲으로 날아갔어요.

가을이 올 때까지 함께 나무 열매를 따먹으며 강물에서 목욕도 하고,

경주하듯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숨바꼭질을 할 거예요.


<22>

가을이 깊어질 때까지 말이에요.

티티새/ 최민서 그림


- ⓒ 2020 아프리카와 고양이 글

- ⓒ 2020 최민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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