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에 담긴 마음

by 선율

기억은 장면보다 감정으로 남는다.

사람들은 여행을 가면,

손에 쥔 카메라로 세상을 먼저 바라본다.

눈앞의 풍경보다

렌즈를 통해 본 세상이 더 중요해진다.


하지만 사진은 그저 빛의 흔적일 뿐,

그 순간의 마음을 완전히 담지 못한다.

우리가 셔터를 누르는 찰나에

바람의 냄새, 공기의 온기,

그리고 마음 한켠의 떨림은

이미 프레임 밖으로 흘러나간다.


나는 가끔 사진을 찍기 전

잠시 멈춘다.

그곳의 빛을 느끼고,

사람들의 목소리와

내 안의 고요를 듣는다.

그제야 한 장의 사진이 아니라

하나의 감정이 내 안에 남는다.


여행이 끝나고 돌아와

그 사진을 다시 볼 때면

나는 장면보다 감정을 떠올린다.

그때의 나,

그때의 공기,

그때의 마음이

조용히 다시 살아난다.


사진은 잊어도 좋다.

하지만 그 사진 속에 머물던

나의 감정만은 오래도록 남아

다시 나를 여행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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