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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희영 Oct 11. 2022

괜찮다고 말해주기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한 이들에게

어쩌면 가장 어색한 이름이자 생경한 친구인 '칭찬'은

본래의 뜻과는 전혀 다른 '부담'이란 껍데기를 쓰고

끊임없이 밀려오곤 할 테다.


쉬었다 가라는 타인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전혀 위로로 느껴지지 않은 것은

그 안에 조급한 무언가가 어지럽게 뒤엉켜 있기 때문이었다.


타인과 세상에 대해 불신만이 가득 찬 채

나 하나라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세계가 무너질 것처럼 아등바등 살았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는데

어찌 타인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러니 어쩌면 신도

그런 당신에게 더 모진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을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웃으며 당신을 관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삶에는 여유가 없었다.

그 여유는 부자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나와는 아주 먼 이야기처럼 들렸을 테다.


언젠가, 아주 먼 훗날 나중에 내가 성공하게 된다면

그땐 여유라는 것도 휴식이라는 것도

제대로 취해보리라고


그때가 되면 더 큰 욕심을 쥐고 싶을지도 모를 텐데

지금의 나는 지키지도 못할 약속과

거짓말을 가장한 위로로 무장한 채

나 자신에게 녹여내고 있었다.


'조금만 더 버텨보자' 고.




그런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꿈은 생각보다 아주 멀리 있으며,

언젠가 성공한 뒤에 휴식을 취하자고 생각할 때는 모든 게 늦었을 것이라고.

사랑도, 건강도, 마음도 모든 것들이 지쳐있을 것이라고.


그때조차 당신은

자신이 게으르다며 자해를 할 테고

그럼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어두운 수렁에 빠져들게 될 거라고.


가끔은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해줘도 된다.


당신이 잠시 휴식을 취한다고 해서

그 꿈이 멀리 달아나는 것이 아니니까.

하고자 하는 마음과 그걸 끝까지 붙들고 있겠다는 끈기만 있다면

당신은 흰 천과 바람처럼 멀리, 그리고 더 힘차게

앞을 향해 항해할 수 있으리라.


그러니 오늘만큼은

지쳐있는 나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자.


'조금만 더 버텨보자'가 아니라,

'조금만 쉬었다 가자'라고.


그럼 그 휴식이

당신이 게으르다고 느끼는 동안 에너지를 충전해 줄 것이고

더 멀리, 더 효율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 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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