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희영 Oct 11. 2022

괜찮다고 말해주기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한 이들에게

어쩌면 가장 어색한 이름이자 생경한 친구인 '칭찬'은

본래의 뜻과는 전혀 다른 '부담'이란 껍데기를 쓰고

끊임없이 밀려오곤 할 테다.


쉬었다 가라는 타인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전혀 위로로 느껴지지 않은 것은

그 안에 조급한 무언가가 어지럽게 뒤엉켜 있기 때문이었다.


타인과 세상에 대해 불신만이 가득 찬 채

나 하나라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세계가 무너질 것처럼 아등바등 살았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는데

어찌 타인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러니 어쩌면 신도

그런 당신에게 더 모진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을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웃으며 당신을 관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삶에는 여유가 없었다.

그 여유는 부자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나와는 아주 먼 이야기처럼 들렸을 테다.


언젠가, 아주 먼 훗날 나중에 내가 성공하게 된다면

그땐 여유라는 것도 휴식이라는 것도

제대로 취해보리라고


그때가 되면 더 큰 욕심을 쥐고 싶을지도 모를 텐데

지금의 나는 지키지도 못할 약속과

거짓말을 가장한 위로로 무장한 채

나 자신에게 녹여내고 있었다.


'조금만 더 버텨보자' 고.




그런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꿈은 생각보다 아주 멀리 있으며,

언젠가 성공한 뒤에 휴식을 취하자고 생각할 때는 모든 게 늦었을 것이라고.

사랑도, 건강도, 마음도 모든 것들이 지쳐있을 것이라고.


그때조차 당신은

자신이 게으르다며 자해를 할 테고

그럼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어두운 수렁에 빠져들게 될 거라고.


가끔은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해줘도 된다.


당신이 잠시 휴식을 취한다고 해서

그 꿈이 멀리 달아나는 것이 아니니까.

하고자 하는 마음과 그걸 끝까지 붙들고 있겠다는 끈기만 있다면

당신은 흰 천과 바람처럼 멀리, 그리고 더 힘차게

앞을 향해 항해할 수 있으리라.


그러니 오늘만큼은

지쳐있는 나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자.


'조금만 더 버텨보자'가 아니라,

'조금만 쉬었다 가자'라고.


그럼 그 휴식이

당신이 게으르다고 느끼는 동안 에너지를 충전해 줄 것이고

더 멀리, 더 효율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 줄 테다.

매거진의 이전글 열심히 사는데도 상실감이 짙을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