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려가는 소망과
밀려오는 현실
꽉 안아보지만 텅빈 가슴
한없이 헛헛한 매일을
가늠할 수 없을 만치나 받아내 온 사내의
찌들어버린 몰골
이미 남루한 옷거리
고독함을 뚝 뚝 흘리며
식어버린 소주 한 병이 든 검정 비닐 봉지를 들고
햇볕조차 알아채지 못하는
좁고 깊숙한 그 곳으로
터벅 터벅
가득 메운 퀘퀘한 공기에
헛기침 크게 한번하고
얼어붙은 가시가 내려앉은 바닥 위 몸을 누여
뼛소리가 날 정도로 몸을 비틀다
겨우 잠이 든 사내 위로
쓸려내려가는 소망과
밀려 들어오는 현실
덩그러니 놓여진 식어버린 소주 한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