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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기 라이프 Aug 25. 2020

퇴사하면 원하는 것에만 집중 할 수 있을까?

[feat.초집중]

퇴사만 하면 원하는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부동산과 경매도 심도있게 공부하고,

기업을 연구해서 주식 투자도 하고,

스마트 스토어 같은 온라인 마켓 시장도 재빠르게 배워서 안정적인 월 현금흐름을 만들고,

매일 매일 운동으로 건강도 잘 관리하고,

쌓아 두었던 책도 마음껏 읽고 글도 많이 쓰고......


하지만 주어진 하루는 턱없이 짧다. 저 많은 것들을 잠깐씩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선순위를 두고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사업이든 투자든 글쓰기든 운동이건 간에 2~3년 동안의 시간과 꾸준한 노력을 쏟아 부으면 못할 것이 없다고 본다.  단, 내가 확보한 시간에 '초집중' 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달린다.


회사가 정해준 시간과 일거리들에서 자유롭게 풀려나면 시간이 확 늘어난것 처럼 착각할 수 있다. 이때가 위험하다. 해야하거나 하고자 하는 '본짓' 보다는 '딴짓'에 관대하게 되고, 나의 하루는 슬그머니 이 빌어먹을 '딴짓'에 잠식되고 파괴된다.


예를 들어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읽다가 쓸데 없는 1회성 기사를 연속적으로 클릭하며 읽는다거나, 책을 읽다가 머리 아파서 본 킬링타임용 유투브를 시작으로 연관 동영상에 빠져버린다거나, 동영상 강의를 듣다가 휴식 차 야구경기 하이라이트를 본다는게 예능 짤방까지 연달아 섭렵한다거나, 약속을 잡으려 지인과 카톡을 하다가 가입되어 있는 수많은 단체 카톡방을 순회하면서 의미없이 한참동안이나 수다를 떠는 등... 생활속에서 일어나는 '딴짓'은 수도 없이 많다.


처절하게 피하려고 하지만 쉴새없이 찰거머리 처럼 달려드는 이 '딴짓' 본능을 이겨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집중력을 개선하기 위해 잘 알려진 방법으로는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하고 저 멀리 안보이는 곳으로 치워버리거나, 외부 자극이 없는 조용한 장소에서 일정기간 틀어박혀서 일을 하거나, 타인과의 피할 수 없는 계약(약속)으로 데드라인 정하기 등이 있을 것이다. 이런 조치는 실제로도 크게 효과가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환경제약상 못하는 딴짓이 다른 딴짓으로 변한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지 못하면 쓸데없이 종이에 낙서를 한다거나, 공상에 빠진다거나, 하고 있는 일과 전혀 무관한 책을 의미없이 뒤적거린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니르 이얄, 줄리 리의 『초집중』은 집중을 방해하는 근본적 원인으로 각자의 내부에 존재하는 불안감을 지목한다. 또한 그 원인을 제거하지 않는 이상 우리의 삶에서 '딴짓'을 제거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한다.


온라인 기술을 없애봤자 소용이 없었다.
딴짓의 종류만 바뀌었을 뿐이다.(p 22)

불편한 내부 계기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건전한 '본짓'을 추구할 것이냐, 나를 망치는 '딴짓'을 추구할 것이냐가 갈린다.
도피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불편을 해소하지 않고는 종류만 달라질 뿐 계속 딴짓을 유발하는 뭔가에 의존하게 된다. 고통의 실체를 알아야만 그것을 다스릴 수 있고 부정적인 충동에 더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다. (p 42)

『초집중』 中


그렇구나.

내 행동은 퇴사 후 미래에 대한 그 엄청난 불안감을 마주하기 보다는 회피할 수 있는 가십거리 유투브나, 만화책이나, 예능 동영상 클립이나, SNS 피드나, 자극적인 기사 읽기 등 여러가지 형태의 강력한 '딴짓'으로 전환된 것이었구나...

나는 그 근본원인을 잘 인지하지 못한채 일회용 처방식의 환경설정만 고집하고 있었던 것이다.

초집중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불안감을 파악하고, 불안으로 부터 도피하기 위해 '딴짓'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의 기분과 행동을 관찰하고 추적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일주일 정도 실행 해보니 나의 행동 패턴을 알 수 있었다. 근본적 원인을 인지하고 있으면 '딴짓'을 예방할 수 있다. 불편한 느낌이 들면서 회피 목적으로 '본짓'에서 '딴짓'으로 전환 되려는 순간, 책에서 소개한 '10분 원칙'기법을 쓴다.

글을 쓰다가 검색을 하고 싶을 때, 심심해서 몸에 안 좋은걸 먹고 싶을 때, 피곤해서 자야 하는데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한 편만 더 보고 싶을 때, 답답하고 무료해서 그냥 폰을 보고 싶을 때... 딱 10분만 기다리자.

10분간 충동타기를 한 후에도 여전히 하고 싶은 행동이라면 해도 좋다. 그런데 아마 그런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넘이점을 넘기면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p 59~60)



백수가 되어 보니 깨닫게 된 한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퇴사 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중에 하나는 "집중하는 습관 만들기"라는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쉽게 실험해 볼 수 있다. 먼저 출퇴근 전후 아침이나 저녁시간 2~3시간을 온전하게 어떤 일에 몰입 해 보자. 또 한걸음 더 나아가 주말이나 공휴일에 마음먹고 8시간이건 9시간이건 평소 회사에서 일하는 만큼의 시간을 집중해 보는 것이다. '초집중자'가 될 수 있다면 설령 현재 조금 불안한 상황일지라도 거뜬히 극복할 수 있다. 시간은 조금 걸릴지언정 어떤 일을 하건 그 방면에 능통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책 『초집중』은 내부 계기 정복, 본짓을 위한 시간 확보, 외부 계기 역해킹, 계약으로 딴짓 방지하기, 직장에서의 초집중, 아이를 초집중자로 키우는 법, 초집중 관계를 형성하는 법으로 내용을 구분하여 초집중자가 되기 위한 상세 방법을 소개한다.


자신의 삶을 원하는 행동에 온전하게 집중하는 시간으로 꽉 채우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현재 각자 처한 상황에서 나름의 시간을 확보하고, 하고싶은 일이나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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