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인공인 영화

조깡판 미생

by 조깡

쌩뚱 맞은 주제기도 하지만, 유튜브 보다가 내가 주인공인 영화를 만든다면 어떤 영화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됬고, 미래에 대한 주제를 써보라는 주변 조언도 있었어서 적당한 주제라 생각하고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일단 영화의 전체 내용은 회사 생활 하면서 온갖 고난과 어려움을 겪는 내 모습이다. 회사 생활 하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 온갖 현타들에 힘들어하지만 나에게 힘을 주는 주변 사람들과 내가 노력해서 만들어낸 결과물에 뿌듯해하며 점점 성장해가는 내 모습을 보여주는 본격 성장영화. 내가 주인공인 영화이니까 주제도 내 마음대로. 기-승-전-결로 풀어봐야지.


기.

첫 장면은 깜깜한 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내 모습이다. 차는 산타페 2003년식, 차안의 시계는 밤 11:32를 가리키고 있고, 땀에 쩔어있는 정장차림으로 운전하고 있다.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시계를 힐끗 거리며 운전하는 나. 차 안에는 정적만이, 주변에는 고속도로의 소음만 가득하다. 표정에는 아무런 의욕도 느껴지지 않으며 ‘내가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는 입사 6개월 차의 내 모습.

회사 입사 하였을 때 나는 관할 지역 내 매장을 관리하는 영업사원이었고, 매일 8~10군데 매장을 순회하며 매출을 관리하는 일을 했다. 운전이 업무였고, 야근은 일상이었고, 피곤함은 주식이었다. 뭘 위해서 내가 이 시간까지 이렇게 하고 있는 건지, 수당도 받지 못하는데 왜 내가 이 일을 해야하는지 참 고민이 많은 시간들이었다. 그때는 ‘딱 1년만 버티자’ 는 생각으로 버텼던 것 같다.


승.​


그렇게 사회생활의 매운 맛을 몸소 느끼며 3~4년이 흘러가고, 영화 중반부의 메인 장면은 몇날 며칠을 전화로 업체와 다투고, 문제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밤 늦은시간 까지 동료직원들과 제품 테스트를 하는 내 모습과 주차된 차안에서 힘겹게 울고 있는 내 모습이 번갈아가면서 비춰진다. 분명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해결되지 않는 문제 앞에서 갈 길을 잃어버린 나.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고립감과 무기력함에 힘겨워한다.

내 회사 생활 중 가장 힘든 순간이었던 그 때를 그린 장면이다. 하지만 힘겨움을 이겨내고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의 그 성취감과 시간이 지난 지금 그 때를 돌아보며 훌쩍 성장해버린 내 모습을 보면 정말 감사한 시간이기도 했던 그 시간들.



전.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여 가정을 꾸린 나는 갑작스런 서울 발령으로 주말부부가 되었고, 매주 부산-서울을 오가며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한 생활 속에서 겪는 체력적인 어려움. 가정 내에서의 트러블. 회사에서는 또 눈치도 보이는. 그러면서도 서울 생활에서 느끼는 이방인의 감정들. 어느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듯한 지침의 연속인 생활들. 아침 출근길 만원 지하철, 사람 가득한 지하철역 계단에서 터벅터벅 걸어올라가는 내 모습.

‘이게 맞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제는 할 줄 아는게 많아진 부쩍 성장한 직장인이라서 하는 일은 많지만 이게 내가 계속 하고 싶은 일인가 고민하게 되는 내 모습을 담고 있다. 실제로 지금도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니까.



결.


마지막 장면은 결국 퇴사하는 내 모습이겠지. 내가 상상하는 나의 퇴사 장면은 어떨까? 일단 출근 마지막날, 개인 짐을 주섬주섬 챙기고 동료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순간부터 울기 시작한다. 도대체 이 자식은 왜 우는지 어리둥절해 하는 직원들도 있지만, 나랑 많이 친했던 직원들은 나보고 울지 말라고 하면서 같이 운다. 간단한 인삿말, 꼭 잡은 악수, 따뜻한 포옹으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회사 건물을 나선다. 그리고 부산행 기차를 기다리며 카페에 앉아있는데 전화 벨이 울린다. 그 때, 최종 합격 전화를 받았던 2015년 2월 덕천동의 이디야 커피에 앉아있는 나로 다시 돌아가며 영화는 끝이난다.

많은 어려움도 있었고 정말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도 있었지만 하나 하나 견뎌내고 흘려보내면서 지금까지 만들어 온 나의 모습은 부끄럽지는 않은 모습인 것 같다. 앞으로 만들어 갈 내 모습도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게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글의 마지막에 하게 되는건 무엇 때문일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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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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