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가 필요한 날
하루하루 일을 하고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웃고 떠들고 짜증도 내고
마무리를 할 때쯤 곰곰이 생각해보면 하루에 했다고 믿어지지 않을 만한
말 그대로 놀라운 하루를 보낸 것만 같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핑계를 댄다.
"몸이 안 좋아서, 시간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핑계 아닌 변명일 수도 있지만 다양한 핑계를 만들어내고
조금 더 창의적인 핑계를 만들고 있을 수도 있겠다.
이유가 필요한 거라면 생각보다 다양한 이유를 댈 수 있다.
귀찮은 일이라던지, 지금 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던지,
내가 아니길 바라는 심정 같은 거.
굳이 더 적지 않더라도 생각하고 있는 그런 것들.
이전에 어느 날은 진짜 몸이 안 좋아서 하루를 쉬려는 날에
윗사람에게 '핑계 좀 그만 대라'라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뭔가 억울하고 서운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보다 내가 앞서 만들었던
핑계나 이유들이 어느새 나를 피노키오로 만든 건 아닌가 싶어서 마음이 덜컹이던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만들어내던 핑계들이 줄어든 건 아니지만.
다만, 그 놀라운 하루 중에서
여러 이유를 대가며 만들어 내던 핑계들 중 적어도 한 번은
앞에서 솔직 해지기 위해 노력했던 거 같다.
어쩌면 건방져 보이는 모습일 수도 있지만
눈에 뻔히 보이는 핑계보다 나에게, 그리고 상대방에게 솔직할 수는 있으니까.
하루, 이틀 또 그리고 많은 날.
어제, 그저께, 그리고 내일, 또 모레.
뒤에 날들과 앞에 날들에서 조금 건방지더라도 봐줄래요?
그 순간 앞에서 당신한테는 솔직한 마음이니까.
또 잘 지내고 싶으니까. 잘 지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