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에서
아침부터 정신없이 나와 고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가는 길.
어떤 이들에게는 더없이 즐겁고
기다려지는 하루의 마침표일 테고
누군가에게는 막막한 일상에서 쉬어가는
쉼표가 되기도 할 테고.
잠시간이든 하루의 끝이든
퇴근길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그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도시는 하루 종일이 출근길이 되고
그 반대로 퇴근길이 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오가며 일을 하고 일을 마치고
누군가의 출근길이 누군가에게는 퇴근길이기도 하다.
너무나 다른데도 너무나도 같다.
퇴근을 하면서 같은 건 결국
하루를 무사히 마친 이들의 얼굴.
집으로 가고,
저녁을 먹으러,
또 술 한 잔에 하루를 털어 넘기러.
지독히도 지친 얼굴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보통의 저녁쯤, 보통의 퇴근을 하고 편안한 식사를 하는 게
일상이 아닌 게 되어버린 지금 우리는
어쩌면 많은 것을 놓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을 놓치고 가고 있을 수도 있고,
시간을 흘려버렸을 수도 있고,
나 자신을 잃어버렸을 수도 있다.
또다시 내일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그렇게 놓치고 흘려버리고 잃어버린 게 너무나 많다.
집으로 가는 그 길 어딘가에서,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어쩌면 우리는 마주쳤을지도 모르겠다.
그 무언가를 놓치고, 흘리고, 잃어버리면서 말이다.
그런 당신께 인사해요. 안녕,
우리는 잘 찾아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