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는지도 모르게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그러곤 따뜻한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을 질투하듯이 한차례 추워지기도 하고,
이쁘게 피어나 봄을 알리던 꽃이 있던 자리에선
조금은 억세진 느낌의 이파리들이 나고, 꽃은 떨어져만 간다.
봄이 온지도 몰랐던 나는 봄이 스쳐 지나갔다는 것만 알았다.
그리고 그 무렵의 나는, 지금의 나는 잘 지내고 있는듯하다.
별다른 일은 없다.
유난히 힘든 일도 없었고, 여전히 같은 일을 하고 있으며,
매번 같은 주제로 대화를 하고,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
달고 다니는 감기는 여전하고,
알레르기에 재채기를 심하게 하긴 했지만,
이것도 어느샌가 익숙해졌나 보다.
별다른 일 없이 지냈다기엔 많은 일이 있었던 듯싶어도,
그래도 여전히 나는 잘 지내는 거 같다.
항상 꽃잎이 떨어질 무렵의 그 끝자락에서 매번 다른 감정들로 지내왔다.
정신적으로 너무 심하게 지쳐서 그때의 현실로부터 도피하려 한 적도 있었고,
설렘을 간직한 채 봄이 지나가는 그 계절의 꽃잎을 맞으며 돌아다니기도 했었다.
지금은 그냥 일을 하고 쉬는 날에는 잠에 취하며 딴짓도 하고,
소설과 웹툰을 보고, 게임을 한다. 분명 난 잘 지내고 있다.
아직 어떻게 지내야 잘 지내는 건지는 모르겠다.
무엇을 해야 할지도. 그래도 이 정도면 나는 잘 지내고 있는 게 아닐까?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 잘 지낼 수 있는 걸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 어떤 것이 없어도 어쩌면, 좋은 날일지 몰라요.
말 그대로 마법 같은 날, 그런 날말이죠.
요즘의 나는 안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