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가고 여름이 왔네
나는 아직 3월인 것 같은데
근데 장마라니,
우산이 아니라 시간을 들고 다녀야 할 판이야
하겠다고 써둔 목록은 그대로인데
이룬 건 손에 꼽네
그 와중에 넷플릭스는 새 시즌을 또 냈네
시간 참 잘 간다 그지?
그래도 마음이 무겁진 않아
지나온 날들 속에도 웃음이 있었고
다시 시작할 날도 오늘처럼 평범할 테니까
그러길 바라고 있으니까
어쩌면 인생은 거창한 목표보다
씻고 밥 먹고 아기 배를 쓰다듬는 하루들이
조금씩 나를 살아 있게 해주는 건지도 몰라
그러니까 괜찮아, 지금도 늦지 않았어
달력 한 장 넘길 용기만 있다면
나는 여전히,
따뜻하게 살아가는 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