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나에게

by 친절한 James


해가 뜨고, 나는 또 달렸지

쏟아지는 알람, 식지 않은 커피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나를 실어 보냈지


오전엔 실수 하나, 오후엔 불필요한 말 두어 개

왜 그랬니, 마음은 이미 퇴근했지만,

몸은 회의실에 찰싹 안 떨어져


길게 늘어진 해 질 무렵

지하철 창 밖에 내 얼굴이 비쳤어

참 피곤해 보였지만, 어쩐지 낯설지 않더라


집에 돌아와 아무 말 없이 불 켜고

구겨진 하루를 벗어놓듯 양말을 벗었어

그리고 비로소 나를 돌아봤지


잘한 게 없진 않아,

웃었던 순간도 있었고

참았던 눈물도 그만큼 의미 있었으니까


지금 이 밤, 조용히 말해주고 싶어

"수고했어, 오늘의 나

조금 부족해도, 넌 참 잘 살았어"


부드러운 이불처럼 감싸주는 이 마음으로

내일은 조금 더 나에게 친절해지자

오늘의 나야, 참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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