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창가에서

by 친절한 James


유리창 위로 빗방울이 흘러내려
작은 손가락이 그 길을 따라가며
세상의 모양을 배워간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비처럼 마음이 고요해지네

밖은 흐리고, 방 안은 따뜻하다
창문 너머의 나무들도
오늘은 조용히 숨을 고른다
모든 소리가 잠시 멈춘 이 시간,
우리의 마음만이 조용히 흐르지

너는 물음표 같은 눈빛으로
비의 노래를 듣고 있네
나는 그 노래에 마음을 얹어
작게 기도한다
“이 아이의 세상이 맑고 부드럽기를.”

창가에 기대어 있으면
시간이 천천히 녹아내리네
비는 지나가겠지만
이 따뜻한 순간은 남겠지
그게 사랑의 모양일지도 몰라

오늘의 비는
우리를 조금 더 가까이 묶어주네
나는 너의 어깨에 손을 얹고 속삭여
“괜찮아, 비가 와도 좋아.”
사랑해, 이 조용한 봄비의 오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