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온기가 욕실에 번지고
너는 작은 발로 물웅덩이를 튕기며 웃어
비눗방울을 손끝에서 만들며
세상이 너의 장난감이 된 것처럼
맑은 소리가 공기 속에 퍼진다
나는 그 옆에서
너의 어깨에 따뜻한 물을 부어주며 생각해
행복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함께 웃고 있는 순간들,
사라지지 않는 온도라는 걸
네가 만드는 비눗방울 하나하나가
작은 별처럼, 은하수처럼 반짝인다
그 안에 오늘의 우리가 담기고
우리의 시간이 천천히 젖어드네
참 고맙고, 정말 기적 같은 저녁이구나
언젠가는
이 자리도 조용히 사라지겠지
너는 혼자 씻고, 혼자 커가고
나는 문 밖에서 기다리는 날이 올 거야
그 생각에 마음이 살짝 젖는다
그래도 지금은
너의 웃음이 물결처럼 번지고
나의 손이 너의 등을 닦아주는
이 순간이 전부란다
사랑해, 그리고 감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