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온 밤

by 친절한 James


문을 열자
집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우리를 맞는다


가방을 내려놓고
외투를 벗고
신발이 제자리를 찾고


여행의 소음은
현관에서 멈추고
집은
자기 속도로
우리를 데운다


아이는
씻고 나오자마자
말없이 잠들어


오늘 본 바다도
갈매기도
시장 속 은빛 물고기들도
작은 숨결로
가슴 위에 내려앉아


불을 끄고
거실에 잠깐 서 있으면
집이
우리에게 말한다


잘 다녀왔다고


여행은
밖에서 끝났지만
시간은
여기까지
같이 왔다


이 밤이
내일의 일상을
조금 더
부드럽게 하겠지


그래서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