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주째, 난생 처음인 일을 겪다
참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브런치 작가 신청이 받아들여진지 열흘 정도가 지났는데, 한 채널에 나의 글이 소개되면서 많은 분들이 내가 남겨놓은 사진을 보고 글을 읽으러 와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스스로의 손으로 만든 결과물 중 어느 하나도 수천에 달하는 사람의 이목을 끈 적이 없었는데 말이어요. 행여나 모난 곳은 없는지 나의 글을 다시금 읽어보고 있답니다.
포털 사이트와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브런치에게는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인지라 관심을 받는 것은 마다할 일이 아니고, 더군다나 공들여 써놓은 내 글이 그 관심의 대상이라면 기쁜 일이지 않을 수 없지요. 어울리는 채널에 실려 소개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내 생각과 기록을 나누는 것이 훨씬 더 쉬워지는 것일테고요. 브런치에서는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다른 서비스에서보다 훨씬 더 열려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똑같은 심리가 작용한 결과이지만 이것이 정 반대로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브런치에는 인기 있는 키워드가 포함되지 않은 글에게도 공유될 기회를 주는 최신글 페이지가 있기는 하지요. 그래도 이런 경험을 한 사용자들이 큰 인터넷 포털의 모바일 사이트에 줄지어 소개되는 '채널'이라는 일종의 카테고리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일상의 기다림 속에서 지루함을 해소하고자 하는 다수를 포함한) 이것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에 점점 맞춰져 가는 컨텐츠를 만들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게 됩니다. 당장 스스로에 대해서도 말이에요.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쓸까 궁리하는 것이 참 재밌는 요즘입니다. 많은 분들이 나누시는 글쓰기 팁도 읽어가면서 하나씩 기록을 남겨서 나의 브런치를 그저 인기 블로그를 흉내내려는 모습으로 만들지는 않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