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발리 여행(1) - 진!짜! 시작

일어나 보니 오후 2시

by 구일구미

한국에서 4월 25일 오전 3시 50분에 기상했는데, 발리의 첫 숙소에 도착하니 26일 오전 4시였다.

24시간 만에 숙소에 도착하다니.. 출발하기 전부터 고될 생각에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할만했다.

역시 기준이 어디 있냐에 따라 다른 걸까.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걱정만큼은 아니었던..


근데 이번에 입국할 때, 기존과 달랐던, 우릴 성가시게 했던 2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 프리다이빙을 위해 롱 핀(오리발)을 가져왔는데, 그게 사이즈가 커서 ‘oversized bag’으로 분리되는데, 그렇게 분리돼서 보낸 짐은 보통 짐 찾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아야 된다는 점.

우린 그걸 모르고, 하염없이 짐을 기다렸다.

경유지인 쿠알라룸푸르에서의 배움이 있어, 덴파사르 공항에서는 물어보고 대처하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큰 사이즈의 가방은 다른 짐들보다 늦게 온다.


두 번째, 덴파사르 공항에서 출국심사를 마치고 나오면 있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뽑는 bni atmr기가 있는데, 우리 돈 500(한화 약 5만 원)을 먹었다. 토스 뱅크에는 출금 표시가 되어있는데, 돈이 안 나옴..

황당했고, 직원한테 물었지만 기다리면 환급된다는 말만 반복하더라.

그리고 따져 물었더니, 우리 은행에 연락하면 된다고.

근데 은행이 우리가 돈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어떻게 아냐니까, atm기 번호+사진 찍어가면 된다고 했다. 신뢰가 매우 중요한 은행에서, 이게 말이 되나? 이건 꼭 받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했다.


한국에서 멘장안에 있는 발리 숙소로 넘어어오며, 하루를 이틀처럼 쓰다 보니,

몸이 고됐는지 일어나 보니 무려 오후 2시였다. 오전에 ‘하우스키핑~ 낙낙’하는 소리에 1차 잠에서 깨고, 정중히 그들을 돌려보낸 뒤, 암막 커튼이 다소 부실해 빛이 매우 잘 들어오는 창을 옆에 두고 잠을 잘 잤더랬다. 평소 여행하는 스타은, 시간이 아까워서 1차 눈을 떴을 때, 언니를 깨워 뭐라도 했을 수 있는데.. 체력도 중요하고, 우리에겐 9박이 남아 있으니 마음 놓고 쉬었다.



느지막한 오후, 발리에서의 첫 브런치

오후에 느지막이 일어나 브런치를 먹으러 근처 카페에 갔다. 우리가 고른 메뉴는 치킨버섯샌드위치와 아보카도가 듬뿍 들어간 빵, 그리고 길리 커피. 숙소에서 불과 350미터 떨어진 곳이었지만, 가는 길이 꽤나 험난했다. ‘Taxi! Taxi!’를 외치며 달려드는 호객꾼들 사이를 지나야 했고, 뜨거운 날씨까지 더해져 금세 진이 빠졌다. 하지만 2층에 올라가 풍경을 마주하자, ‘아, 여기가 발리지’ 하는 실감이 났다. 열대의 햇살 아래 펼쳐진 이국적인 거리와 바람, 그리고 커피 한 잔이 주는 여유가 드디어 여행이 시작됐다는 걸 알려주었다.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여기까지 온 여정을 되새기고 앞으로의 일정을 천천히 그려보는 시간.

평소 같았으면 회사에서 쏟아지는 일들을 처리하느라 정신없었겠지. 그런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이렇게 달콤한 한때를 누릴 수 있다니, 그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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