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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anna Sep 12. 2024

22 겨울왕국 속으로 (겨울 카레자 호수 가는 길)

여기 이탈리아 맞아? / 북부이탈리아 (볼차노, 오르티세이, 시르미오네)

같이, 때론 혼자 이탈리아 ✈ 외국어를 몰라도 당당한 중년의 이탈리아 여행법

여기 이탈리아 맞아? / 북부 이탈리아 (볼차노, 오르티세이, 시르미오네)



겨울왕국 속으로 (겨울 카레자 호수 가는 길)

       


겨울 카레자 호수 가는 길. 여느 터널과 다름없는 터널이다. 우리는 터널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터널을 빠져나온다. 이 터널 뭐지? 터널 끝에 이어진 길 위의 세상은 완전히 다른 세계이다. 타임캡슐을 타고 딴 세계에 떨어진 느낌이다. 이곳은 겨울왕국이다. 우리는 지금 겨울의 핵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와아~~” 

“와아~~”

“와아~~”   

  

당초 카레자 호수는 어제 계획된 일정이다. 어제의 일정은 카레자 호수, 카나제이 마을, 파소 셀라, 산타 막달레나 성당이다. 그런데 폭설로 인해 모든 일정을 취소한 것이다. 오늘은 돌로미테를 떠나 시르미오네로 내려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너무 아쉽다. 그렇다면 카레자 호수만이라도 잠깐 보고 가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서둘러 체크아웃을 하고 카레자 호수로 향한다. 


해발 1,520미터 지점에 자리한 알프스 자락에 있는 카레자 호수. 돌로미티를 넘어 알프스 전체에서도 아름다운 호수로 손꼽히는 곳이다. 에메랄드빛의 호수, 병풍처럼 둘러싼 전나무와 돌로미티 산봉우리가 에메랄드빛 호수에 비쳐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든다는 카레자 호수. 그래서 카레자 호수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만나기 위해선 7~8월을 추천하고 있지만, 하얀 눈으로 덮인 겨울의 카레자 호수의 모습도 궁금해 일찍 서둘러 길을 나선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의 머릿속은 겨울의 카레자 호수는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생각만 있었다.   

   

그런데... 터널을 벗어나 우리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일제히 우리의 말문을 막아 버렸다. 우리가 타임캡슐을 타고 떨어진 곳은 겨울왕국이다. 그 순간 ‘와~~’란 감탄사만 나올 뿐 그 어떤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


앞으로의 여행에서 우리가 어떤 장면을 만날지 모르지만 나는 여기가 무조건 1등이야.” 흥분 끝에 심이 내뱉은 말이다.

한 옥타브 올라간 목소리로 추가 말한다. 

“알라의 탁월한 코스 선택~~ 알라, 카레자 호수 가는 길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알았어?”

“아니, 전혀 몰랐어. 돌로미티를 떠나며 카레자 호수만은 꼭 보고 가고 싶다는 생각에 오늘 일정을 서두른 건데 카레자 호수로 가는 길에 이런 명장면이 펼쳐질 줄은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 

“여기는 반드시 와야 하는 곳이구나.”

“눈으로 만든 최고의 예술품이야.”    

 

이곳에선 영상으로 찍어 사진이 몇 장 없네요.ㅠㅠ

살로네토 마을에서 바라본 남티롤 산맥의 먼 조망도 아름다웠지만 겨울의 핵 속으로 들어가서 만나는 설원의 겨울숲은 숨을 못 쉴 만큼, 말문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 중 내가 받은 최고의 선물이다. 


여행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뜻하지 않는 순간에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찰나에

이렇게 깜짝 선물을 내게 건네곤 한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눈으로 덮인 아름다운 겨울 카레자 호수, 여름의 카레자 호수도 보고 싶네요~~
카레자 호수 근처 마을 카페에서 
조안나 여행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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