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감성에 습기 머금은 나의 면티도 추가됩니다.
한국에서는 수강신청 날 수강신청 시간에 맞게 컴퓨터 앞에 대기를 하고 있다가 무한 클릭으로 내가 원하는 수업을 쟁취해오곤 했다. 그것이 너무나 당연했고, 따내지 못하더라도 우리에겐 학기 시작에 수강정정을 할 수 있다는 아슬아슬하고도 쫄깃쫄깃한 마음으로 임해야 했다.
필리핀에서 오자마자 나는 기억도 나지 않는 수많은 빌딩을 다니고 듣고 싶은 과목의 단과대학에 찾아가서 수강신청을 해야만 했다. 모두 공통된 사항이지만 기본적으로 교환학생들이 와서 듣는 수업인 English 1, English 10, Communication 3, PE(Physical Education) 수업을 들을 생각이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English 1, English 10의 경우는 기본 영어 ESSAY 작성방법을 배우는 수업, Communication 3는 communication이론과 Speech를 배우는 수업, PE는 체육수업이다.)
한국에선 어떤 교수님이 좋은지 선배를 통해 혹은 어디 먼발치서 들려오는 소문을 듣고 수강신청을 하지만, 여기에서는 얄짤이 없다. 아는 필리핀 친구들도 없이 무작정 학생들이 비어있는 시간에 맞춰 수강신청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무사히 수강신청을 하고, 우기의 시작인 6월에 습기를 머금은 나의 면티를 한탄하지만 뿌듯해하며 돌아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영작을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영어회화를 제대로 배워보지도 않은 나에게 찾아올 두려움과 무모함보다는 즐거움과 기대감이 앞서 있기만 했다.
그리고 '기숙사에 가서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신 볶음 고추장에 밥이나 비벼먹어야지.' 생각하며 룰루랄라 돌아오게 되었다.
이제, ESSAY 작성을 위한 희비교차는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천천히 적어보고 싶은데, 올해 안에 완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무섭습니다. 잘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