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 놓인 큰 산,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일상을 살다보면 내가 잘해왔다고 스스로 쓰담 쓰담해주고 싶은 일상들이 있다.
"오, 생각보다 잘했는데?"
"내가 예상한 것보다 잘했어."
"내가 이 정도면 괜찮은 거지."
그렇게 꾸준히 내 자신이 성취한 것,
내가 해온 것에 대한 자긍심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이해하고 잘 살아왔는데,
내가 이만큼 잘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기대하고 생각해왔던 내 모습보다 내가 초라해 보이고 약해 보이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때론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서,
혹은 내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 내가 갖고 있고 아는 모습보다
내 앞에 놓인 산이 커 보일 때,
우리는 그 앞에 가만히 멍하게 서있기 마련이고 그 안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우왕좌왕할 때가 많다.
며칠 전 수업시간이었다.
어떤 글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편하게 물어보는 시간... 선생님께서는 편안하게 한마디 여쭤보셨다.
"그래서, 당신의 생각은 어떤데요?"
혹시나 정확한 대답을 하지 못할까 봐
많은 고학년들 앞에서 혹시나 실수할까...
나는 그 자리에서 부들부들 떨며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깐 나갔다 왔다.
수업이 끝나고 선배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순간 그 질문은 나에게 큰 산과도 같았고
넘지 못할 것 같은 벽 같았다.
충분히 내 이아기를 듣던 선배가 그런 말을 했다.
"그 수업 어렵죠? 음... 저는 그 수업에서 무엇을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글을 읽고 이야기하는 시간에 이상한 말이든 좋은 말이든 딱 한마디만 그 수업에서 하고 나오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고요."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 모르잖아요. 저도 잘 몰라요. 하지만 딱 한마디만 하고 오자. 뭐든지 작은 것부터 해보려고 하는 것 중요한 거 같아요. 이제 신입생이잖아요. 그냥 질러요."
그래, 그것이었다.
모두에게 주어지는 큰 산,
내 인생을 살아내며 전혀 몰랐던 그런 산,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혹은
남들에게 하찮아 보일까 겁이 나는...
나만 꽁냥꽁냥 알고 있는 그런 산이 모두에게 있다.
그 산을 모두 하루빨리 쉽게 넘어가고 싶어 하지만,
우리에게는 작은 일상과 작은 노력들이 모여 그 산을 넘을 수 있게 해 주고, 그 일상과 노력을 살아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시나브로 산을 넘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 그런 말이 있다.
"누가 그러더라 세상에서 제일 폭력적인 말이 남자답다, 여자답다, 엄마답다, 의사답다, 학생답다...
뭐 이런 말들이라고... 그냥 다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서 서툰건데, 그래서 안쓰러운건데...
그래서 실수 좀 해도 되는건데..."
지금은 모른다. 나도 모른다.
나도 그 산을 넘어가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천천히 조금씩 하루의 작은 노력에 마음을 담아 노력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실수해도 괜찮다. 모두가 처음사는 인생이니까...
감히 말해보며, 당신에게 주어진 산을 잘 넘을 수 있도록 응원한다.
Brunch에는 잘 써야 한다는 욕구가
마구마구 샘솟는 것 같습니다.
고민하는 글의 질은 그만큼 높으리라 봅니다.
산을 넘는다는 게 쉽지는 않지만, 저도 제 일상에서 크고 작은 산들을 차분히 넘어가려 합니다.
넘을 산이 너무 많구먼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