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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미숙 Sep 07. 2019

통장에 꿈을 담자.

소소한 재테크

은행 vip창구에는 대여금고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대개는 개수가 한정되어 있고 사용하려는 고객의 수는 많다 보니 금고 사용을 원한다고  가능한 것은 아니고 순번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다. 한 번은 금고 사이즈가 작더라도 꼭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분이 있어 작은 사이즈이긴 하나 여분을 드렸다. 지점 인근 회사에 근무하며 알뜰살뜰 저축하는 회사원이었는데, 입사 당시 은행에서 권유하는 연금신탁에 가입하며 "나는 꼭 VIP 고객이  것이다"  다짐했다. 그분에게 대여금고란 VIP 고객이 되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었다. 대여금고를 오픈 한 날, 꿈이 하나 이루어졌다.


얼마 되지 않아 그분께 이런 전화를 받았다.

"차장님,  요번에 승진했어요.

급여도 조금 올랐고요.

급여 인상분만 저축하러 가려고요."

급여가 인상되었다고 저축을 늘려본 적이 없은행원이 조금 당혹스러웠다.


고객의 배우자 역시 저축 마니아였다.

"매일 5만 원 들어가는 적금을 가입할게요."

"매일요?"

"네, 매일요. 매일 5만 원 수입은 있으니까요."
배우자분은 의류 매장을 하고 있었는데 매일 매출이 조금씩 있으니 5만 원이라도 꼭 저축하고 싶다 했다. 부부에게 저축은 꿈이다. 게다가 저축에 솔솔 뿌려 넣는 재미까지 잘 알고 있었다.


이분들의 재테크를  따라 해 보고 싶었다. 무분별하게 마시던 별다방 커피를 줄이려고 별다방 앱에 설정된 자동충전을 해지하고, 매주 월요일 3만 원씩 자동이체 등록을 했다.


통장 제목 : 별다방

매주 차곡차곡 쌓여가는 별다방 통장을 보며 생각 없이 쓰던 커피값도 아끼게 되고 다른 지출 항목들도 돌아보게 되었다.




테크 기본 백서가 있다면 제1장 1면에 나올 한 봉투 분할 법 있다. 사용할 곳을 봉투에 적어 놓고 돈을 나누어 넣는다.식비, 관리비, 차비, 통신비 등등.제목에 맞는 돈만  꺼내어 쓰는 게임이다. 봉투의 돈이 떨어지면 GAME OVER!

 

현실에서는 매번 봉투에 현금을 넣어둘 수 없는 일이니 입출금통장을 세 개 만들면 된다.

급여 통장, 생활비 통장, 저축통장.

생활비 통장에 돈이 모자란다고 저축통장에서 회계처리를 하면 회계부정이다. 분류하여 사용하는 습관이 쌓이면 기업 회계를 하듯 수입과 지출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서고, 절약하는 습관이 생긴다. 재테크 기술의 기본 중 기본이면서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지 않는다.


 ISA(Individual Savings Account)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수익을 내지도 못하며 수수료만 높다고(실제로는 좋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 흠씬 두들겨 맞고 통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은행 KPI 항목에 포함된 프로모션 상품이라 꼭 권유를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VIP 고객은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해당되어 가입 자격이 안 되는 경우가 많고, 30대 직장 고객에게는 5년 만기라는 기간이 판매에 큰 애로사항이었다. 별다방 통장 콘셉트로 접근해 보자 싶어 젊은 직장인들에게 줄줄 흐르는 커피값, 스멀스멀 사라지는 담배값을 모아 보라 권유하였더니 꽤 팔리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3만 원 정도면 5년이라는 기간도 큰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3만 원을 5년간 모으면 원금만 720만 원 쌓인다. 그냥 사라질 수도 있었돈이라기엔 상당한 금액이다.


통장에 목표나 꿈을 적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통장 실물이 있다면 겉표지에 네임펜으로 쓱쓱 적으면 되고, 비대면 채널로 가입했다면 별명을 설정하면 된. 로그인할 때마다  꿈을 보게 되는 각인 효과는 덤.


여름휴가 프랑스 여행

하와이 한 달 살기

블로거가 되기 위한 카메라 구입

작가가 되기 위한 노트북 구입


구체적이면 구체적일수록 좋다.


나에게는 이런 꿈(=통장)이 있다.


Book Making

Tokyo Tower


Book making은 언젠가 세상에 선보일 책 출판에 필요한 비용이고, Tokyo Tower는 매년 혹은 적어도 이삼 년에 한 번도쿄타워를 보기 위한 여행자금이다. 촌스러운 대학교 일 학년 시절 처음 보고 반한 나의 로망.


내 통장에 꿈을 담아 보자.



*금융소득 종합과세 : 금융소득이 연간 이천만 원을 넘는 경우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 금융소득이 높을수록 세금을 많이 거두려는 목적이다. 정기예금의 경우 연 2% 일 경우 10억 상당에 해당된다. 신고 대상이 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종합소득세 신고를 별도로 해야 한다. 2천만 원이 넘어갑자기 세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소득이 3400만 원 이상이 되면 건강보험료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할 수 없어 지역가입자로 전환을 해야 하고 건보료 부담이 늘어난다. 2020년 11월 재차 개편 예정으로 건보료를 내지 않던 고령 은퇴자들의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ISA통장 : 하나의 통장으로 예금, 적금, 주식, ELS를 거래할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통장. 일반형과 서민형으로 구분되며 일반형은 200만 원까지, 서민형은 400만 원까지 비과세 한도가 주어진다. 비과세 한도를 초과하는 수익은 분리과세 적용. 2021년 12월 31일까지 가입 가능한 한시적 상품으로 활용해 두는 편이 좋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가입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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