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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미숙 Apr 03. 2020

콜라 매니아의 가치투자

소소한 재테크

“이 주식 사면 곧 대박 난대.”

“일단 조금 사봐.”    


자신만 몰랐던 비밀스러운 정보를 전달받은 듯, 도대체 어떤 주식 인지도 모른 채 묻지 마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염병이 발병하면 관련된 마스크나 손 세정제 관련 주식에 대한 매수가 많아져 실제로 가격이 치솟기도 하지요. 이런 종목을 테마주라고 합니다. 정치, 날씨, 질병, 과학, 경제 등등 사회적 이슈로 영향을 받는 기업들의 주식들입니다. 보통은 대형주보다 소형주가 많이 포진해 있고 일순간의 이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 변동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런 주식을 사게 되면 온종일 주식의 가격을 확인하느라 온전한 생활을 영위할 수도 없게 됩니다.


제가 관리하는 VIP 자산가 중 명동 부자로 불리는 M 사장님의 이야기를 해드리죠. 사장님은 리어카 장사부터 시작해 100억 원대 자산을 일구었습니다. 현재 가장 선호하는 투자 섹터는 주식입니다. 사장님은 주식은 위험한 자산이 아니라고 합니다.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죠. 일상생활 속에 투자 대상이 널려 있다고 하시더군요. 지금 사용하는 물건을 왜 선호하는지, 다른 물건과 차별화되는 것은 무엇인지를 분석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해당 물건을 만든 기업을 분석하고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죠. 즉, 누구나 좋아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그 아이템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 회사의 주식을 사는 방식입니다. 주식을 산 이후에는 장기 보유하기 때문에 실패할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M 사장님의 투자 방식은 소위 Bottom-up방식입니다. 모든 투자의 기본은 기업의 가치라는 펀더멘탈(Fundamental)을 연구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펀더멘탈이란 단어의 뜻 그대로 ‘근본적인’, ‘기본적인’ 것이죠. 그 기업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능력, 잠재적 성장 가치가 곧 펀더멘탈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한 기업이 미래에 성장할 가치가 있는지, 미래에 이익을 낼 가능성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펀더멘털 투자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주식 투자를 무조건 위험하다고만 볼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다만, 기업의 가치를 파악할 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제가 관리해 드리고 있는 K고객은 은행과 증권회사 간 자금을 적절히 운용하며 매우 꾸준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주식을 운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고 이야기하. 주식이 최고다, 장기로 보유하면 된다고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보유한 주식의 펀더멘탈 추이를 잘 살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입니다. 일반 개인이 펀더멘탈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는 않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어떤 주식을 10년 동안 소유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단 10분도 그것을 가질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Inc.)의 최대 주주이자 투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가로 인정받는 워런 버핏(Warren Buffett)말입니다. 하루아침에 일확천금을 벌었다는 데이 트레이더가 있다 해도 한순간의 운일뿐입니다. 하루아침에 벌었다면 하루아침에 잃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주식은 장기 투자를 할 때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 자신이 사는 주식의 가격보다 앞으로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워런 버핏은 가치투자라는 이름으로 한번 사들인 주식을 꾸준히 보유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그는 매일 다섯 캔 이상의 콜라를 마실 정도로 콜라 마니아죠. 콜라 중에서도 꼭 코카콜라만 마시며 코카콜라의 주식을 많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가 코카콜라의 주식을 사들인 것은 80년대 말인데요, 당시 미국의 주가가 블랙먼데이를 맞아 폭락했을 때 주식을 사들였고 이후 한 주도 팔지 않았다고 합니다. 코카콜라는 56년째 매년 배당금을 인상한 기업입니다. 주식의 가격이 조금 하락하더라도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한 것이죠. 주식에 처음 투자하는 초보자라면 이처럼 기업의 가치가 성장하고 꾸준히 배당을 하는 주식을 사는 것이 좋겠습니다. 꾸준히 배당을 하는 주식일수록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빠르게 회복세로 돌아서는 경향도 있지요.


어떤 주식을 사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ETF(Exchange Traded Fund)투자해보면 어떨까요? ETF는 거래소에 상장되어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입니다. KODEX200 ETF라는 종목을 예로 들어보죠. 이는 자유롭게 매매가 가능하도록 거래소에 코스피 200 지수가 하나의 종목으로 상장되어 있는 상품을 말합니다.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가격으로 매매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해외 상장 ETF에 관한 관심 역시 뜨겁죠. 한국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해외 주식 거래 상위 10개 종목(매수 결제 금액 기준) 가운데 5개가 해외 상장 ETF였다고 합니다. 해외 ETF의 경우 해외 개별 주식으로 분류되어 해외 주식을 매매할 때처럼 수익 250만 원까지 세금이 면제되고, 그 이상의 수익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22퍼센트가 적용되기 때문에 세금 면에서도 유리합니다.

 

자, 오늘 밤 누군가는 TV를 켜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잔뜩 엿볼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온전한 내 인생을 위해 주식공부도 하고 경제 관련 책도 읽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오늘 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누구는 부자의 씨앗을 마련하고, 또 어느 누군가는 돈이 모이지 않는다고 한탄합니다. 시작이 반입니다. TV보는 시간을 조금만 할애해 돈 공부를 해보면 어떨까요?


아울러 경제에 관한 책부터 사회, 정치, 문화에 관련된 독서 필수입니다. 신문이나 책에서 취하는 정보는 인터넷에서 취하는 단순 정보와는 양과 질 면에서 분명히 다릅니다. 특히 책은 글쓴이의 통찰이 반영되어 있는 지식의 정수입니다. 인터넷 정보는 이미 발생한 과거이지만, 책을 읽으면 향후 발생할 일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지요. 인터넷에서는 누구나 알고 있는 정보를 접하는 것이지만, 책에서는 다른 사람이 모르는 정보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하더라도 책을 읽어야겠지요.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연구하다 보면 어느 주식을 선별할 수 있는 나만의 인사이트도 쌓이고 워런 버핏처럼 투자 철학도 생기게 마련입니다. 누가 또 알겠습니까? 드라마보다 알짜 주식을 찾는 재미에 빠져 투자 전문가가 되어 있을지요.


(이미지출처.coca.cola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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