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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미숙 Mar 14. 2020

베어마켓을 대비하는 자세

소소한 재테크

간밤의 글로벌 증시를 확인하고 국내 증시하락을 예상했습니다만, 9시가 되자 그야말로 충격적인 급하강이 시작되었습니다. 코스피는 1700선이 무너지며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코스닥은 서킷브레커가 내려졌죠. 사이드카 선물 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코스닥은 6%) 상승하거나 하락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되고, 서킷브레이커주가가 갑자기 급락하는 경우 주식 매매를 일시 정지시킵니다.


최근 미국은 금리를 0.5%나 전격 인하하였고(보통 0.25씩 인하), 금리가 인하되면 채권수익률이 높아져야 하는데 채권펀드에서 담고 있는 하이일드 채권, 이머징마켓 채권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며 안정적인 투자라고 여겨지는 채권펀드 수익률조차 하락하게 되었죠. 하이일드 채권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섹터가 에너지 관련 기업인데, 글로벌 수요가 하락하며 유가가 하락하니 에너지 기업의 재무가 악화되, 가산금리가 올라가며 채권 가격이 하락한 것이죠.


이 와중에 사우디와 러시아는 서로 원유 공급량을 줄일 수 없다며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기에 수요도 없는데 왜 공급을 줄이지 않을까 싶지만, 산유국의 입장으로서는 줄이면 줄일수록 이익이 감소하기에 줄일 수가 없다네요. 국가 간의 이익 앞에서는 상식적인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서로 빗장을 걸어 잠근 일본과 우리나라만 보아도 알 수 있지요. 


곰이 싸울 때 아래로 내려 찍는 자세를 취하기 때문에 시장이 하락할 때 베어마켓(Bear market)이라는 용어를 씁니다. 오늘 급격히 내려 찍는 시장을 바라보며 이미 베어마켓에 진입했다고 감히 예측해 볼 수 있는데요, 제가 다니는 은행에서 보내준 자료에 의하면 역대 베어마켓 지속일수의 통계치는 1년 정도라고 합니다. 그 누구도 정확한 예상을 할 수 없지만 코로나 발 위기로 글로벌 시장에 힘겨운 사투가 벌어질 것이라는 건 기정사실인 듯합니다. 코로나 기금 대출을 신청하느라 은행을 방문하는 자영업자 사장님들발걸음도 끊이지 않고 있어요.


이렇게 어려운 시장에서도 종종 수익을 내는 상품이 있기도 합니다. S&P 500 지수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내는 vix지수, 듀레이션이 아주 긴 30년 만기 미국 국채 등입니다. 그럼 수익을 내고 있는 이러한 상품들에 지금이라도 투자해야 할까요? 저는 은행에서 근무하는  증권회사에서 판매하는 티브한 주식, 파생상품을 권유하기는 힘들지만 금융위기의 갈림길에서 두어 가지 이정표를 제시해 볼 수 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패닉이라고 할 때 함께 동요하지 말 것, 혹은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으니 투자해야 한다고 할 때 덩달아 움직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변동성이 높아져서 vix에 투자하는 사람이 이익을 냈으니 나도 투자한다고 해서 이미 투자한 사람과 동일한 수익을 낼 수는 없습니다.


상당히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얼마 동안 경기침체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을 좇아 샀다가는 손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오류를 반복하며 시장이 급락할 때 손실률은 커지며, 심지어 시장이 오를 때조차 대단한 수익을 못 냅니다. 얼마 전 메리츠 자산운용의 존 리 대표님을 찾아뵙고 투자에 대한 여러 가지 좋은 의견을 청취할 기회가 있었는데, 대표님은 지수만 보고 주식을 사고파는 것을 투기라고까지 표현하셨습니다.


장기투자에 그 목적이 있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겠지요. 베어마켓이 1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앞서 이야기하였습니다. , 1년간 내가 사고 싶은 주식의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는 이야기입니다. 1년간 저가 매수를 통해 꾸준히 자산을 쌓아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죠. 어떤 사람에게는 위기이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시장은 언제나 반등하기 마련이지만 당장에 단타를 치겠다는 기술은 절대 먹히지 않습니다. 성장가치가 있는 기업을 정하고  기업에 투자하기로 했는데 싸게 살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라는 겁니다. 주식을 사든 펀드를 사든 마찬가지이죠. 개인적으로 적립식 펀드를 가입하기에 지금처럼 좋은 기회가 어디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좋은 회사의 주식을 사며 시간에 투자하다 보면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코로나 팬데믹도 이겨내는 날도 오고, 황소처럼 뿔을 밑에서 위로 쳐올리는 불마켓돌아오게 마련입니다.  자산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는 것을 보며 이성적인 판단이 힘든 시점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더욱 투자에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기회는 반드시 게 마련이니까요.

(사진출처. vecto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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