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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아 Aug 15. 2022

불만 있으면

말로 하자구

지난 금요일, 아침 6시에 출근한 남편이 오전 10시경 집에 들어왔다. 일주일을 마감하는 금요일은 가장 바쁜 날인데 의아했다. 더운데 에어컨 없는 창고방에 들어가 오후 3시까지 드럼을 쳤다. 1분짜리 과제물을 제출을 해야 한 쿼러(quarter) 공부한 것을 평가받을 수 있다는 거다. 쉽게 말해 기말 시험 같은 것.


“쿵쿵 따리 쿵쿵 따다다 다” 정도의 심플한 기초 24마디를 100번도 더 치더니 녹화를 해서 교수님께 제출했다. 전기톱이나 드릴 소리보다 더 시끄러운 드럼의 반복적인 소리를 종일 들으니 환청이 들릴 지경이었다. 협주가 아닌 초보 드럼 연주는 그저 소음에 불과했다.


남편은 엘에이 시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칼리지 Los Angeles City College (LACC)에서

드럼 기초강좌를 수강했다. 매주 토요일 1:00-3:00까지 온라인 강좌였다. 드디어 토요일 마지막 수업이 있었다. 전날 제출한 1분 연주로 리뷰 점수가 매겨졌다.  펑키한 퍼포먼스 의상 오케이, 연주 오케이, 실수에서 다시 리커버 하는 능력 오케이. 지적받은 것은 너무 악보에 열중하는 점이라나?


남편은 성가대에서 팀파니를 연주한다. 집에서는 얼마 전 구입한 봉고 레슨을 받더니, 지난 2개월은 드럼 강좌를 수강했다. “늙마에 뭘 하려고 배우냐?”물으니 “밴드의 드럼 사운드를 잘 이해하려고” 한단다. 공부와 담쌓은 나는 그런 인류가 신기하기만 하다. 뭐가 그리 알고 싶고 호기심이 많을까?


아무래도 맺힌 게 많은가. 둘이 사는데 한 사람이 저렇다면 원인제공자는 나 일터.


두드려 부수고 싶은 게 많은 모양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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