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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철

by 이정아

무화과잼

무화과가 익기시작했다. 한국살 때 나는 이런 과일이 있는 줄도 몰랐고 먹을 줄도 몰랐다.


집에 무화과가 있어도 먹고 싶은 비주얼도 아니고 마치 가지를 날로 먹는 맛이 아닐까 생각해서 별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교회에 가져가면 먹어본 교우들이 다시 먹어보고 싶어 우리 구역 테이블을 기웃거린다. 집 뒤뜰의 나무에서 마음 내키면 딸 수 있으니 귀한 줄도 몰랐다.


이슬람템플 근처의 마켓에 가니 우리 무화과의 반도 안 되는 작은 것을 여나무개 담아 아주 비싸게 값을 매긴 걸 봤다. 중동사람들은 즐겨 먹는 과일이란다. 그때서야 아차 먹어봐야겠다 마음이 들었다. 지극히 세상적인 호기심에서이다.


무화과는 까다롭다.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고, 하루에 10-15개 정도 익어서 며칠 모아두면 물이 생겨 끈적해지고 모양도 허물어져서 상품성이 떨어진다. 그러니 바로 먹거나 따서 당일로 배달을 해야 한다.


‘이찌지꾸’를 앙망하는 (?) 부산사람인 남편의 베프집에는 남편이 배달을 가고, 마침 들른 이들은 싱싱할 때 먹는다. 운 좋은(=먹을 복이 있는) 사람이 따로 있다.


며칠 된 무른 무화과는 브라운 슈가를 넣고 과일 펙틴을 넣어 저으면 잔 깨가 씹히는 무화과 잼이 된다. 과일잼 중에서 최상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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