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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정수 Aug 03. 2017

파라과이식 엠빠나다를 브라질에서

한국의 만두와 비슷한 이것은 파라과이식 엠빠나다(Empanada)라고 합니다. 겉은 튀김 만두와 비슷하고 속은 소고기와 달걀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인근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등에서는 이걸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워내는데 파라과이에서는 튀겨 먹는 게 브라질에서 자주 먹는 빠스뗄(Pastel)과 비슷합니다. 32년 전 파라과이에 이민 가서 5학년 다닐 때, 말도 안 통하고 뭐라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휴식 시간이 다가오면 담임 여선생이 뭐라 뭐라 설명하고 학생들이 동전을 건네주면 이걸 교탁 밑 바구니에서 꺼내 주더군요. 처음에는 뭐 하는 것인가 의아하였는데 나중에 주위 설명을 듣고 보니 어차피 매점에서 사 먹을걸 선생님께 사 먹으라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80년대 초반 한국에서 선생님의 위상을 높이 배웠던 저는 이런 장사를 하는 선생님의 모습에 참 놀랬고 한편으로는 씁쓸했었습니다. 브라질에서 팔리는 빠스뗄은 크기가 크고 네모났지만 처음 드신 우리 아버지는 일단 크기가 크고 부풀어 있어 맛있게 드시려고 한입 무셨다가 속 안이 적은 것을 보시고 공갈빵 갔다고 하신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 한인 카톡방에서 여러 음식을 팔고 있는데 파라과이식 엠빠나다를 사서 튀겨 봤더니 어렸을 적 먹던 그 기분이 나서 한 자 적어 봅니다. 참고로 10개들이가 20헤알이나 달러로 7불이 조금 안 되는데 한번 드셔 보시기 적극적으로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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