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2세가 먹고 살기 위한 방법
요즘 젊은이들이 한국에서 삶이 어렵다고 한다. 스펙은 높였지만, 직장 구하기가 하늘 아래 참 어렵다. 어쩌다 일자리 구해도 미래가 불투명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외국으로 나가자는 이민파도 많이 있다. 외국에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려 하려는 젊은이에게 브라질 이민 생활이 어떤 것인지 실상을 알려 주고파 이 글을 써 본다.
70년대 중반을 마지막으로 브라질은 더 이민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농업 인구를 늘리기 위해 100년 넘게 받아들인 이민자들은 70년대 농업에서 공업으로 바뀌며 더 필요 없게 되었다. 한국과는 무비자 협정을 맺었기에 여행객으로 들어와 눌러앉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로 한국의 살인적인 실업률과 절망적인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한국 젊은이들은 외국에 대한 환상이 많은 것 같다. 외국 여행이 쉽다 보니 해마다 동남아, 유럽 등에 배낭여행을 떠나며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있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다 보면 알겠지만, 한국같이 국토가 조그마하고 인구 많은 나라에서 살아남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 신문. 방송에서도 연일 외국으로 나가야 한다는 여론을 만들고 있어 한국을 떠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작은 땅에서 싸우지 말고 외국에 나와 새로운 인생을 개척한다는 정신은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무턱대고 외국에 나오다 보니 성공은커녕 실패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처음 몇 년간 고생하다 어느 정도 시간 지나 정상궤도에 올라가는 것이 이민 생활이다. 그러나 한국 같은 생활은 물론 기본적인 삶을 살 수 없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이게 무슨 말인지 일단 브라질에서의 생활을 정리해 보며 설명하겠다.
브라질 한인은 10년 전만 해도 부모 밑에서 대학 졸업하여 결혼하고 작은 가게를 시작하는 것이 단계였다. 가게를 잘 꾸려나가다 보면 집도 사고 새 차도 사는 식으로 발전하는 것이었으나 지금은 많은 젊은이가 회사에 들어가 월급 생활을 한다. 지난 90년대 초반 무역개방과 ‘계 파동’으로 교포 사회가 급격히 무너지며 1세가 은퇴하고 1.5세와 2세들이 처음으로 월급 생활을 시작했다.
남 밑에서 일하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한국보다는 잘 살겠다고 나와보면 대부분 자영업자가 된다. 스스로 사업을 만들고 도전하는 것이다. 절대 쉬운 것은 아니지만 자기 사업 즉, 옷가게를 운영하며 살았는데 이제 많이 손을 떼며 직장을 선호한다. 이민 온 사람들은 한국에서보다 잘살아 보겠다는 생각에 고향, 식구들을 등지고 나온 사람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에서보다는 잘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
월급 생활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월급이 적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브라질 사람들의 월급이 적다. 이보다 지금 브라질 최저임금은 300불이 선이다. 최저임금은 기본적인 월급 기준에 따르는데 환경미화원, 경비원, 식당 종업원 등이 받는다. 전체 월급 인구의 60%가 최저 임금을 받는다는 통계도 있다. 브라질의 최저임금이 적다고 해서 물가가 엄청나게 싼 것은 아니다. 대부분 생활비는 세계 여느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비싸다.
가끔 외국에서 오시는 분들이 이곳의 최저임금을 듣고 싼 가격에 물건을 사려는 무모한 착각을 하는데 웬만한 구두는 최소 100불 정도는 줘야 신는다. 뭐 더 싼 것도 있지만 질이 안 좋다. 일반적인 기업에서 5~6년 차 대리의 기본 월급은 월 1,000불이 정도 선이다. 브라질 실정에서 보면 많을 수 있지만, 한국 사람 입장에서는 적다는 것이다. 예로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가면 초봉으로 1,000불 또는 그 이하를 받는다. 2~3년의 입사 생활을 하면 1,000불로 올라가게 된다.
당연히 초과근무를 하면 거의 배 이상을 받을 수 있지만 그러면 개인 생활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정말 열심히 일해야 한다. 브라질 회사에 들어가는 한인도 있지만 그리 많지는 않다. 아무리 인종차별이 없다 하지만 브라질 사회도 학벌. 족벌을 따지기 때문에 연줄이 없으면 이런 회사에 들어가기 힘들다. 또한, 브라질은 미국과 달리 외국인을 고용하는 문화가 거의 없어 회사에 들어가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들어갔다 하더라도 월급이 적어 지원하는 사람들이 적다.
교포들이 많이 근무하는 한국계 대기업의 경우 대우를 잘 해주는 편이다. 월급은 대체로 많이 주는데 이 금액은 브라질 사회에서는 꽤 많이 주는 편이다. 대체로 한인이 채용되는 이유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주재원들이 포르투갈어 사용이 서툴러 한국어를 잘하는 교포를 통해 브라질 직원과 소통하는 데 목적이 있다. 월급이 많다 보니 책임 또한 강해 관리 일을 하며 한국과 같이 열심히 일한다.
가끔 한인 2세는 일하는 만큼 대우를 안 해준다고 항의한다. 회사는 본국 같으면 이력서도 내놓지 못할 것이 어디서 난리냐며 서로 신경전을 벌인다. 한인은 오래 일해봐야 승진도 안 되고 앞날 보장 없다며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상사가 한국으로 돌아가고 새로운 상사가 오면 적응하지 못하고 회사를 나오기도 한다. 반대로 회사 측은 이적률이 높아 브라질 교포들을 믿지 못하겠다며 서로 오해가 많이 쌓여있다.
지금은 한인 사회 실업률도 높고 회사에서 진급 및 복지 제도가 좋아 회사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대기업을 빼고 한인사회 내의 업체에 다니며 1000불 미만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대체로 포어를 못한다거나 아니면 영주권이 없다거나 아니면 사회 초년생으로 경험이 없거나 하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에는 경험, 나이에 상관없이 월급을 적게 주어 한인 친구끼리 밥 먹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모두 자영업에 종사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어 사업을 시작하기는커녕 먹고살기도 힘든 세상이 되었다. 아직도 한국에서 이민 오는 사람은 벤데(Vende:영업판매)에 종사한다. 벤데란 가게에서 샘플 받아 상가에 돌아다니며 납품 계약을 하고 거래가 성사되면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한 달에 최소 5,000불은 기본적으로 벌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두 부부가 한 달 동안 열심히 뛰어다녀도 2,000불을 가까스로 번다며 한숨 쉬고 있다.
브라질에서 중산층 생활비는 5인 기준으로 최저 4,000불이 있어야 한다. 보통 월세 1000불, 전기. 전화 요금 100불 등 기본적인 생활비만 2,000불이 넘게 들어간다. 그러니 나머지를 가지고 먹고 입는 것에 쓰기에도 벅차다. 돈 벌러 브라질에 왔는데 한국보다 적게 벌고 산다면 굳이 브라질에 꼭 있어야 하는지 의문을 갖는다. 브라질에서 돈을 번다는 영광은 이제 모두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한인 사회에 보면 한국에서 교사 자격증, 기술자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브라질에 이민 오려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이 어렵다 보니 브라질 이민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직장을 얻을 수 있는지 묻는다. 생각 같아서는 이들에게 이곳에 올 생각은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으나 굳이 오고 싶어 한다면 다음과 같은 단계가 있다고 꼭 알려준다.
이곳에서 직장을 얻으려면 영주권이 있어야 함은 물론 가지고 있는 자격증에 대한 심사를 다시 해야 한다. 아무리 의사라 하더라도 다시 자격증을 따야 하는 것과 같다. 포르투갈어를 해야 함은 물론, 직장을 얻기 또한 쉽지 않다. 여기도 살인적인 실업률로 직장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 같다. 더군다나 한국인이 브라질 회사에 취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보다 가장 큰 문제는 직장을 얻어도 월급이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곳 월급은 매우 적다. 아무리 일한다 하더라도 월 1,000불을 벌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1,000불에서 세금. 수수료 떼면 한화로 1백만 원도 채 안 된다. 이 돈으로 아파트 월세, 관리비, 식비, 통신비 등 기본적인 것을 내고나면 이보다는 차라리 한국에서 더 벌지 않을까 생각된다.
요즘 한국에서 온 지 몇 년 안 된 사람들이 거꾸로 귀환하고 수십 년 산 사람도 귀향하고 있다. 몇 년 고생해서 돈 벌었다는 말은 이제 오랜 말이 되었고 지금은 먹고살기 힘들어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군대 문제로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35세 미만 젊은이는 외국 영주권자로 군 면제를 받았어도 한국에서 6개월 이상 체류하면 군대에 가야 한다.
본국으로의 귀환 현상은 이민 나라에서는 나타나는 극히 정상적인 단계이다. 우리나라보다 이민 역사가 오래된 이탈리아, 독일 특히 일본의 경우 외국에 있는 이민 후손자이 본국에 들어가 기피 업종에 종사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우 한때는 80만 명이 일본에서 일했다. 지금은 30만 명의 일본계 브라질 인들이 아직도 일본에서 식당, 공장 등지에서 일하고 있다.
워낙 힘들고 물가가 살인적으로 비싸지만 그래도 한 5년 돈을 모으면 브라질에 돌아와 집, 농장 등을 구입할 수 있었다. 한국도 요즘 동남아 등 외국 노동자를 받고 있다. 자칫하면 앞으로 외국에 나와 있는 한인 2~3세가 한국에 들어가 일할 것이다. 한국이 못 사는 시기에 외국으로 나와 성공하겠다던 이민 1세 후손이 이제는 잘 사는 부자 나라 한국에 돌아가 돈을 버는 것이다.
연어는 강 상류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갔다가 다시 강으로 돌아온다. 이처럼 미국이나 영국같이 선진국에 태어난 2세는 일단 영어가 되고 공부도 일류 대학에서 했으니 실력을 인정받아 국내 기업에 금의환향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브라질 같은 중남미 같은 나라에서 태어난 교포들은 기업에 채용된다 하더라도 브라질 현지인 같은 대우를 받는다. 참고로 같은 직급이라 하여도 한국과 브라질 직원 사이에는 월급 차이가 몇 배 난다.
누구는 연어가 되어 돌아가고 누구는 연어는커녕 꽁치가 안 되기를 기원하는 신세가 된 지금 브라질의 영광이 다 어디로 갔는지 한탄스럽게 생각될 뿐이다. 그러니 브라질로 오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