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커피 Jacu 버드

커피 나라에서 가장 비싼 한잔

by 손정수

커피 나라 브라질. 아침마다 향긋한 냄새를 풍기며 빵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음료인 커피. 세계에서 최대 커피 재배국이자 소비국인 브라질 커피는 유명하다. 베트남,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등 여러 맛과 향을 내는 커피 재배국이 있지만, 아직 전 세계 커피의 35%를 생산하는 나라이다. 한때 국내에서 판매되는 커피는 모두 저질품이고 고급품은 수출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는 사실이다. 진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에 따라 국내에는 다양한 풍미와 향을 내는 커피 설 자리가 없었다. 물론, 이제는 취향이 바뀌어 고급 커피가 즐비하다.


커피는 아프리카 대륙 에티오피아가 원산지이다. 산을 오르기 전 열매를 먹고 힘을 내어 올라가는 것을 유심히 지켜본 양치기가 맛보고 힘을 주는 열매로 알려지며 퍼졌다. 당시 중동지방과 아프리카 지역을 왕래하던 아랍인은 술을 금지하는 금욕 생활을 해왔는데 차와 달리 마시면 기분 좋게 해주는 커피가 딱 입에 들어맞았다. 커피를 재배하고 달이는 방법을 개발한 상인은 유럽인에게 팔기 시작했다. 유럽인도 처음 쓰디쓴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으로 각성상태가 되는데 이를 악마의 음료라 금지하기도 했다.


좋은 것은 막아도 퍼지는 것은 진리일까. 당시 종교적으로 대립 상태였던 아랍지역에서 왔다고 악마의 음료라 금지됐던 커피는 조금씩 상류층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술과 달리 낮에 마셔도 티가 안 났던 커피는 억압된 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하나의 약으로 인식됐다.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지며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이를 기회로 여겨 본격적인 재배에 도전한다. 대항해시대에 들어와 새로운 자본과 땅을 개척한 포르투갈, 네덜란드, 스페인, 프랑스 등 여러 나라가 북미와 중남미, 동남아시아에서 재배에 도전한다.


먼저 성공한 나라가 독점권을 갖는 구조여서 노력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난다. 남미에서도 지금의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부터 시작해 심어봤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던가 아니면 맺어도 수확량이 너무 저조했다. 브라질에서도 북동부에서부터 재배해봤지만 실패하다 점차 남으로 내려와 지금의 미나스제라이스 주와 상파울루주에서 재배에 크게 성공한다. 나중에서야 과학적으로 밝혀진 이유는 아프리카 원산지와 비슷한 해발 1,000m 되는 고지대이며 무더운 여름과 특히 영하로 안 떨어지는 겨울이 있어서였다.


또한, 적도 밑에 줄을 그어 보면 바로 에티오피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이 나오는데 이 지역이 커피 생산에 가장 적합한 곳이다. 안타까운 것은 점차 지구가 온난화로 더워지자 지금의 상파울루주에서 점차 아래인 빠라나주로 재배지가 옮겨가는 추세이다. 커피 재배는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 1888년 노예 해방 후 부족해진 일손을 대체할 농업 이민을 받아들였는데 100년 전 이곳에 처음 온 일본 사람도 모두 커피 농장에서 일하는 조건으로 온 것이다.


커피나무를 하나 재배하는데 최소 7년이 걸린다. 열매가 맺어지면 손으로 직접 다 따야 하는데 이게 보통 힘든 게 아니다. 장갑을 끼고 가지를 훑으면 커피 열매가 깨지고 또 익은 것만 선별 작업하려면 손으로 일일이 해야 하는데 그러면 손에 다 상처 난다. 어렸을 적 커피 농장에서 고생한 일본계 할아버지가 발명한 커피 수확기가 있다. 긴 막대가 돌아가면서 잎사귀는 그대로 두고 열매만 떨어지게 한다. 세계 최초로 고안했는데 어렸을 때 하도 고생해서 한이 맺혀 만들었다.


브라질은 커피 하나는 유명하며 많이 마신다. 한국과 달리 몇 가지 재미나는 점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한국에서 오시는 분들이 놀라는 게 브라질은 한국과 같은 카페가 많이 없다. 몇 년 전부터 한인촌에 한두 개 생겨 지금은 열 군데 생겼지만 다른 곳은 그리 흔치 않다. 아무 데서나 커피를 흔하게 팔고 마셔서 그런지 에어컨에 소파가 있는 분위기 있는 곳이 별로 없다. 길 가다 바에 들어가 의자에 걸터앉아 후딱 마시고 간다. 물론 스타벅스도 있고 몇 개 커피전문점이 있지만, 한국같이 분위기 있는 곳은 드물다.


아침에는 꼭 커피 한 잔에 우유를 넣고 빵에 버터를 듬뿍 발라 먹는다. 오전 9시쯤과 오후 3시는 커피 시간으로 회사에서도 이 시간 되면 블랙커피를 조그만 컵에 담아 먹는다. 대부분 에스프레소 같이 진한 커피를 선호하는데 중요한 것은 에스프레소 잔보다 작은 잔에 마신다. 가끔 한국에서 오신 분이 인심 각박하다고 큰 잔에 따라 마시는데 물론, 너무 독해 몇 모금 못 먹는다. 또 재미있는 것은 냉커피를 안 마신다. 아 요즘 스타벅스에서 파는데 그것도 일부 매장에서만 판다. 더우면 콜라를 마시지 왜 커피를 마시느냐 말하는 브라질 친구들.


수많은 커피 중 가장 특이한 커피는 단연 자꾸(Jacu) 커피이다. 이 커피는 브라질 북동부 지역에서 생산되는데

연간 950kg만이 재배되는 특이한 커피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생산되는 루왁 커피와 비슷하게 생산된다. 바로 바꾸라는 새가 커피 열매를 먹고 배출하는 커피 열매로 만든다. 자꾸는 브라질 꿩이라는 별명이 있기도 한데 크기는 3kg에 달하는 큰 새이다. 나뭇잎이나 열매를 먹어대는 이 새는 하도 먹어대서 농장주들이 많이 잡는다. 그런데 지금은 소중한 동물이 된 이 커피가 개발된 내용을 보면 재미있다.


브라질 북동부에서 커피는 유기농처럼 그냥 숲에서 마구 재배된다. 10년 전 집단생활을 하는 이 새들이 Fazenda Camocim 라는 농장을 습격 한다. 하도 몰려와서 그냥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던 주인 Henrique Slopper 은 공격이 끝나기만 기다렸다. 다음날 피해를 파악하기 위해 농장을 돌보던 주인은 온 땅에 널브러져 있는 새똥을 밟고 갑자기 생각이 퍼뜩 났다. 서핑 선수로 세계를 돌아다니던 중 인도네시아에서 본 사향고양이가 생각난 것이다! 그래서 혹시 하는 마음에 연구소로 보내 검토해 본 결과 사람이 먹어도 되고 커피 맛과 향이 살아나는 등 상품성을 보게 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구와 개발을 통해 지금 같은 상품이 된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커피가 바로 Jacu Bird 커피이다. 이 커피는 대부분 외국으로 수출되는데 일반 커피보다 수배 이상 비싸게 판매된다. 사람과 달리 제일 좋은 열매만 먹어서 그런지 맛과 향이 좋다. 환율에 따라 달라지지만 1킬로에 225불 정도 할 때도 있었다. 요즘은 상파울루 커피집에서도 마시지만 산토스 해안 도시에 있는 커피 박물관에 가보면 한 잔에 8불 정도 주고 맛볼 수 있다.


이외에 이름하여 꾸이까(Cuica)라는 동물이 먹고 싼 커피 열매로 만든 커피도 있다. 자꾸 커피와 같은 농장에서 생산되는데 역시 농장주 Slopper 씨가 발견했다. 자꾸가 열매를 먹고 씨앗을 배출하는 것과 달리 이 동물은 알맹이만 먹고 씨앗을 뱉어 버리는 꾸이까를 보고 힌트를 얻었다. 이놈들은 야행성 동물이어서 저녁에 몰래 농장에 들어와 실컷 먹고 씨를 뱉는다. 몇 년 전 제품화되어 시중에 출시됐는데 이 커피 가격은 무려 1kg에 즉 450불에 거래됐다. 하여간 꾸이까라는 녀석이 좋은 열매만 먹는 것 같다.


바리스타가 먹어본 결과 단맛이 강하고 향이 좋다고 하는데 언젠가는 꼭 맛을 보고 싶다. 사향고양이, 코끼리, 자꾸 등 동물들이 먹고 만들어내는 커피가 유명한데 이런 추세라면 다음에는 어떤 동물이 먹고 배출한 커피가 나올지 궁금하다. 가서 커피나 한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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