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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바꾼 조에우마 화재 사건

영화 타워링 모티브가 된 화재

by 손정수

요즘 젊은이는 잘 모르겠지만 브라질에서 유래한 사건으로 유명한 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브라질 영화는 아니고 오래전 할리우드 영화인 타워링. 1974년 발표된 이 영화는 스티브 맥퀴과 폴 뉴먼 등 당대 쟁쟁한 배우들이 나와서 열연하는데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줄거리

건축가인 로버트(폴 뉴먼 분)는 자신이 설계한 초고층 빌딩의 완성을 보기 위해 긴 여행에서 돌아온다. 하지만 자신이 만든 세계 최대의 초고층 빌딩 오픈 파티가 있던 날, 설계보다 규격미달의 전기배선을 사용한 것을 알아차리고 과전압으로 인해 합선이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러나 때는 늦어 이미 화재는 시작되고, 이 빌딩의 관리 책임자 마이클(스티브 맥퀸 분)은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불길을 잡기 위해 애를 쓴다. 초고층 빌딩인 만큼, 지상에서의 효과적인 진화도 불가능하고 설상가상으로 바람이 심하게 불자 승객들의 대피는 어려워지는데 달구어진 콘크리트는 폭파하기 시작한다.


위 영화를 소개하는 이유는 바로 다름 아닌 실제로 그것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이다. 건설된 지 4년도 안 된 새 건물에서 불이 나며 180명이 죽는 등 당시로써는 정말 큰 사건이었다. 불을 피해 옥상으로 대피하지만, 탈출구는 없었고 불에 타 죽거나 아니면 질식사로 많이 죽는 충격적인 사건을 보고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만든 것이다. 이 건물은 지금도 있고 그 앞을 많은 차량이 지나가는데 이 건물에 대한 설명을 써 본다.


조에우마 (Edifirio Joelma) 건물은 상파울루 시내 중심가에 1971년에 건설되었다. 은행. 변호사 사무실이 들어 있던 상업 건물이었고 하루에도 수백 명이 드나드는 당시로써는 대규모 건물이었다. 사건은 뜨거운 여름이었던 1974년 2월 1일 12층에 있던 한 사무실 에어컨 전선이 합선을 일으키며 불이 난다.


목격자에 의하면 불은 벽에 있는 전선을 타고 들어가며 삽시간에 커튼에 옮기고 벽을 타고 펴졌다. 당시만 해도 안전규칙이 절대적으로 지켜지지 않던 시절이라 방화벽은 물론 비상탈출구가 없었다. 지금은 불이 나면 절대로 사용 못 하게 하지만 화재 당시 엘리베이터로 탈출하려다 새카맣게 타 죽은 사람도 있었다.


불을 피해 옥상으로 도망간 사람들은 헬기가 구조해 줄 것으로 알았으나 헬기장이 없어서 착륙할 수 없었다. 뜨거운 열기와 바람 그리고 무너져내리는 옥상에서 기다리는 인명을 구조하기 위해 소방원들이 목숨을 걸고 사람들을 구출해 낸다. 불은 2시간 만에 잡혔지만, 그 짧은 시간에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 도움을 기다리다 수 백도가 넘는 너무 뜨거운 열기를 못 참고 스스로 몸을 던지던 사람도 있었다. 길에서 안타깝게 바라보던 사람들은 나뭇잎처럼 떨어지는 사람들을 보며 소리를 친다.



위 사진은 당시 대서특필 대며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불이 다 잡히고 결과를 보니 안타깝게도 180명이 숨지고 30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대참사였다. 이 중 엘리베이터에서 발견된 13구는 끝내 신원을 밝히지 못했다. 물론, 당시에는 유전자를 분석할 능력도 없었기에 아래와 같이 공동묘지에 이름 없는 13 무덤으로 묻혔다. 이 무덤은 시민들의 동정을 받으며 매년 찾는 사람들이 아직 있다.


불에 탄 건물은 4년간 재단장하여 1978년에 Edificio Bandeira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다. 지금도 버젓이 쓰고 있고 시내 중심가라서 사람들의 활동이 많은 곳이다. 한인촌인 봉헤찌로와 가깝고 아냥가 바우 터널을 지나자마자 바로 오른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는 한인들은 많지 않다.


자 여기서 끝이냐? 아니다. 조금 더 알아보면 이 건물은 재단장하고 나서부터 유령 나오는 건물이라고 한다. 하긴 백 명 이상 사망했으니 그런 말이 나올법하다. 유령을 봤느니 이상한 기운이 도느니 말이 많다. 사실 이 건물은 완공되기 전부터 부지가 저주받은 땅이라고 소문났었다. 원래 이 부지에는 저택이 있었다. 집주인인 Paulo Ferreira de Camargo 상파울루 주립대학 화학학 교수는 주위 친지. 이웃들에게 어머니와 여동생들과 함께 지방을 다녀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후 지방 도로에서 차 사고로 식구들이 죽었다며 장례식을 치렀다. 그러나 장례식에서 눈물도 흘리지 않는 것을 수상히 여긴 주위 사람들의 신고로 1948년 11월 23일 경찰이 집에 들이닥쳐 조사했다. 우물을 판다며 만들어 놓은 웅덩이를 뒤지자 3구의 시체가 발견된다. 경찰은 바로 Paulo Ferreira de Camargo 교수를 체포하는데 화장실 좀 다녀오겠다며 들어가 권총으로 가슴을 쏴 자살한다.


나중에 조사해 보니 평상시에 마약을 사용하는 등 극심한 불안증세와 가족들이 연인과의 결혼을 반대해서 살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하나 더 시체를 수습하던 경찰도 얼마 후 시체에 오염되어 사망하는 등 저주라고 시민들이 믿게 되며 수십 년 동안 저택은 버려지다 이 건물이 들어선 것이다.


이 건물 화재로 많이 죽고 특히 화재보다 연기 질식사로 죽자 전 세계 건축사와 관계자에 크나큰 충격을 주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소방시설에 대한 인식과 투자가 이어져 처음에는 건물 외벽에 철제 계단을 설치하는 등 현재 안전규칙 발전에 이바지하였다. 저주받은 땅에서 화재로 사망 지금은 시내 한 건물로 인식되는 옛 조에 우마 건물을 한 번 들려 보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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