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정말 많은 것을 먹었다. 때로는 초대로 때로는 가족과 함께. 꿈에 그리던 궁금한 맛을 볼 절호의 기회였다. 왜 방송에서는 라면이 그렇게 맛있어 보이는지. 정작 한국에서 먹어보면 그 맛이 딱 그 맛이다.
평소 요리를 연구하기에 맛을 보면 대략 음식 수준이 나온다. 아내와 나 둘이 식당가면 맛 분석에 힘을 쏟는다. 음식 재료, 순서, 맛, 가격을 검토하고 상권과 매장 분위기 그리고 직원 친절 등 다양하게 분석 한다. 그러다 보니 즐기지 못한다.
분석 결과는 뻔하다. 가격이 비싸다고 다 맛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싸구려도 그렇게 싸지는 않고 맛도 그저 그렇다. 평범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것을 고르는 게 아니라 맛없는 식당이 자연스럽게 퇴출당하는 시장이라 맛은 평준화되었다.
그런데 내 입맛에는 맛없다. 음식이 맛없는 게 아니라. 윗글과 같이 분석하느라 힘이 빠지고 여행으로 진이 빠진 상태라 입맛이 하나도 없다. 최소 10일간 시차 적응하느라 정신없고 그다음부터 출국 준비로 체력이 많이 소비된다.
그런데도 먹다 보면 입 끝에서 맛은 있는데 별 큰 차이를 모르겠다. 그 원인은 항상 여행 깨닫는데 바로 소금이다. 한국은 건강을 생각해서 저염 음식을 많이 만든다. 조금만 짜면 죽는 줄 안다. 설탕은 또 왜 이리 넣는지.
하여간 내 입맛에는 약간 싱겁다. 소금을 넣어 먹으면 아주 맛있다. 브라질에 와서 첫 끼니를 먹으니 그 맛이 살아난다. 요즘 구하기 쉬운 여러 조미료를 넣으면 만들기 편하고 맛도 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잘 먹어보지 못해서 입맛에 안 맞는다. 그냥 소금, 설탕만 넣는 게 제일 좋다.
또한 한국 식단은 탄수화물을 더 많이 먹는다. 브라질에서는 가끔 먹는 쌀밥. 한국은 끼니마다 쌀, 국수를 위주로 먹는데 먹다 보니 내 몸이 약간 불었다. 하여간 끼니마다 단백질을 먹는 내게는 참 고역이었다.
그렇다고 소고기를 먹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당연히 브라질 소고기가 더 맛있고 가격도 싸다. 그것보다 한국에서 생선을 위주로 여러 가지 먹어보려 했는데 바빠서 먹는 데는 실패했다. 다음 기회에는 맛 기행을 좀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가격 또한 중요하다. 물론, 맛집에 가면 비싸게 주겠지만, 평균 1만원 하는 음식값이 결국, 브라질보다는 싸다. 오늘도 점심 때 갈비탕, 제육볶음, 돼지국밥 등 4개 음식을 시켰는데 250헤알 즉 한화로 6만 6천원 꼴이다. 이걸 4개로 나누면 다시 1만 6500원 꼴이다.
하여간 요즘 브라질 물가도 계속 오르고 있다. 언제 다시 안정화될지는 모르겠지만 월급이나 팡팡 올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