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금융 사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거짓으로 벌금 낸 학생의 이야기
저희 교실에선 지각하면 벌금을 납부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상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벌금을 내는데 벌금 납부하는 학생의 통장 잔고가 점점 플러스되는 거예요.
벌금을 40 코인 내면 잔고에서 -40을 해야 하는데
그 학생은 오히려 +40을 하는 대범함을 보였습니다.
경찰 시스템이 잘 돌아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경찰이 매번 벌금을 확인하고 통장에 도장을 찍어 주거든요.
사실 경찰 맡은 학생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도장을 찍어주다가 발견한 겁니다.
"실수한 겁니까, 의도한 겁니까?"
사실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라 절대 실수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학생 입에서 듣고 싶었습니다.
자신이 거짓으로 작성했다는 걸요.
배움은 인정에서 시작하니까요.
"..."
아무 말 못 하네요.
"욕심 때문입니까?"
의도적으로 잘못 적은 거라 간주하고 물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이 학생은 이미 벌금으로 잔고가 얼마 없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욕심부린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적은 겁니까?"
"네.."
"연구실로 따라오세요."
다른 친구들 앞에서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따로 불렀습니다.
"이건 사기입니다. 금융 사기예요. 현실에서 이런 사기 치면 범죄자가 되는 거예요.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대화하지만 현실에서는 경찰, 검사랑 마주 앉아 있을 겁니다.
연구실이 아닌 감방에서요."
본인 행동의 심각함을 최대한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돈 가지고 장난하는 거 아니에요.
돈은.. 가족도 등 돌리게 만들 수 있는..
아주 무서운 겁니다."
".."
"이 행동은 학급 화폐 룰을 무시하는 행동이에요.
시스템을 얕보고, 무너뜨리고,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동입니다.
어떻게 책임질 겁니까?"
사실 이런 행동에 대한 학급 법률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학급 화폐로 학급을 운영하며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고, 설마 했거든요.
학기 초 "통장으로 사기 치면 어떤 벌 받아요?"라고 물어본 학생이 있긴 했습니다.
그 학생이 지금 제 앞에 앉아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죠.
"0원으로 할게요."
이거면 됐다는 말투에 화가 났습니다.
벌 받았으니 내 책임은 다했다는 마인드가 느껴졌어요.
"통장 0원으로 만들면 끝입니까?
본인 잘못이 그걸로 사라져요?"
".."
"파산 일주일 처리하겠습니다.
본인 벌금을 국고로 메꾸니 학급을 위해 일주일간 봉사하세요.
추가로 '양심' 가치사전도 매일 1장씩 제출합니다."
한순간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본인 잘못을 오래 곱씹으며 조금이라도 성장하길 바랐어요.
"다시는 이런 행동을 반복하지 마세요.
성장의 기회로 여기고 곱씹기를 바랍니다."
제가 잘 대처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왜 이런 일을 예상하지 못했을까요..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인데 너무 믿었나 봅니다.
교실로 돌아와 학급 전체를 대상으로 지도했습니다.
"학급 화폐 시스템 가지고 장난하지 마세요.
선생님은 진심으로 이 시스템을 대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학생들 동의를 받고 관련 법률을 제정했습니다.
통장 거짓 기입(의도적) 할 경우,
재산 몰수 및 파산 절차 일주일.
교사도, 학생도 모두 완벽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느끼는 하루입니다.
* 이 이야기는 작년 '소고기뭇국' 때 있었던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