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기를 움직이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한 달에 두 번, 고정적으로 만나고 있는 멤버들이 있다. 하루는 ‘나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무엇인가' 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누군가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대표가 되면서 자기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지속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책임감이 계속해서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다고 했고, 누군가는 미래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의 방향이 분명하게 있는 것이 현재의 자신을 움직이도록 만든다고 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게는 어떤 것이 동력이 되는 걸까 생각해봤다.
나는 ‘인정'에서 채워지는 부분이 큰 사람이다. 이전엔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이 동력의 전부였다. 언어로, 목소리를 내어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나한테 관심을 가져달라고 행동으로 발악했던 것 같다. 칭찬받고 인정받아야 존재로서 받아들여지는 것만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만큼 내가 나 자신을 믿어주려기 보다는 타인의 평가와 인정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그때의 나는 아슬아슬 했다.
모든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유의미한 사람들로부터 채워지는 ‘인정욕'이지만, 어쩌면 나에게 유의미한 사람들이라서 그 영향력이 더 상당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기대만큼 그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실망하고 좌절하는 날이 많았다. 그런데 변화가 생겼다. 여전히 나는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크지만 최근에는 그보다 ‘규칙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가장 큰 동력이 되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일상을 살아내면서 만들어가는 삶의 루틴이 곧 나를 자동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하나의 행동이 다음의 행동으로 연결되고 또 연결되서 굳이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꾸준하게' 해내는 힘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루틴은 다시 내게서 최적화된 시스템을 이룬다. 그렇게 나를 움직이게 하는 작은 루틴들은 지금까지 눈 뜨자 마자 5천보 걷고 오기, 걸으면서 감사한 것 기록하기, 일주일에 한 편 글 쓰기, 밀가루 음식 먹지 않기, 업무 후 책 읽기, 저녁식사 후 맨발 걷기가 있다.
나의 동력은 ‘일'할 때만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휴식'의 영역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나아가 현재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미래를 그려나가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현재의 내가 해나가는 것들을 통해 미래의 내가 해낼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 가지, 결핍되어 있다고 느껴서 앞으로 나의 동력이 되길 소망하는 것이 있다. 그건 ‘사랑하는 마음'이다. 분명 거저 입는 은혜가 있고, 여전히 살아가면서 대가 없이 받는 사랑이 있기 때문에 갚아 나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아는 것'에서 멈추고 싶지 않다. 사랑하는 마음이 채워져서 그것을 기꺼이 흘려보내고자 하는 마음이 다시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길 소망한다. 그리고 그 ‘때'를 기다리며 나의 역량들을 키워내고 있다.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