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날

by 조금 바른 청년

직장인이 되고 언젠가부터

월급날이 그다지 기다려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기대보다 적었던 월급에 실망했고

아주 소소하게 월급이 올랐지만

내가 느끼는 스트레스에 비해

작은 숫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제 몇 년이 지나고 나니

처음보다 눈에 띄게 기본급도 오르고

특히 이번 달은 명절 보너스와 연말정산 덕분에

기대보다 많은 숫자에 오늘은 감동했다.


덕분에 유독 파이팅을 외치며 일을 마쳤고

오랜만에 외식도 하고 기분 좋게 시간을 보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일주일 내내 고민했던 노트북을 장만했다.


대학생 때 어깨가 아프도록 들고 다녔던

벽돌 같은 무거운 노트북보다

훨씬 좋은 사양과 가벼운 무게지만

그만큼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쌌다.


사고 싶던 노트북을 만지작 거리고

몇 번이나 다시 돌아와서 다시 보다가

이렇게 글도 쓰고 회사 일도 정리하기 위해

결국에는 나에게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조금 비싸도 얄궂은 것보다

괜찮은 것을 사서 오래 쓰는 편이라

거금을 덜컥 지르고 나서 돌아오는 길에

더 싼 제품이어도 충분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사실 속으로는 좋으면서도

마음껏 즐기지 못하는 자신이 조금 안쓰러웠다.

이왕 샀으면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맞는데 마음이 불편했다.


어렸을 때부터 가난했던 탓에

정말 필요한 물건을 샀으면서도

나를 위해 쓰는 돈도 과소비라 여기며

어떠한 도전조차 하지 못하는 게

습관이 되었나 보다.


꼭 좋은 장비와 비싼 학원에 등록한다고

기대했던 결실을 맺을 수는 없지만

그저 비싸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적은 비용으로 좋은 결과를 내면 좋겠지만

그런 능력이 없다면 돈이라도 주고

제대로 배우고 경험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나에게 도움을 주고 경험이 된다면

내가 가진 여유 안에서

나를 위해서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앞으로 이 친구와 마주 보고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길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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