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무 솔직한 대답은 No (Feat. 생애 첫 면접)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고, 처음에 관한 기억은 오래가는 편이다. 지금에야 심심하면(?) 이직을 하곤 하는 이직요정이지만 그녀에게도 첫 면접이 있었다.
운이 좋았던 것인지 처음 넣어봤던 이력서에 면접에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중소 IT 회사 개발직군이었다. 나를 포함해서 총 9명이 면접 자리에 왔다. 옷이며 표정이며 다들 신입 티가 역력했다. 둥글게 앉아 나눠준 차를 마시며 대표님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인상 좋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의 대표님이었다. 아홉 명에게 돌아가며 질문을 하셨는데, 그중 단 한 명만이 회사와 앞으로의 비전에 관해서 술술 대답했다. 누가 봐도 이 회사 면접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첫 면접 자리에서 어리바리 앉아있던 나는 그 '준비된 인재'를 보며 깨달은 바가 많았다.
'와... 면접은 저렇게 보는 거구나. 나라도 저 사람을 뽑겠다'
그렇게 첫 면접이 끝났다. 큰 기대 없었는데 2차 면접에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번에는 회사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공부를 조금 하고 갔다. 면접일이 되어 가보니 고객 초청 행사 중이었다. 나는 행사장 한구석에 앉아 뭘 하는지 지켜보면서 회사에 대해 파악해 보려고 노력했다. 끝나고 감상문을 써서 내라고 하기에 전날 공부했던 내용들을 떠올리며 나름대로 열심히 적어서 냈다. 그리고 며칠 뒤, 최종 면접에 오라는 연락이 또 왔다.
‘아무나 다 오라는 건가? 아니면 초심자의 행운?’
첫 이력서에 1차, 2차, 최종 면접까지 가게 되니 상황 파악이 잘 안 됐다. '나 이대로 취직하는 건가?' 잔뜩 긴장해서 최종 면접에 갔는데, 그 자리에는 첫 면접 때 봤던 '준비된 인재'도 와있었다.
'오 역시... 사람 눈은 다 똑같다니까. 근데 나는 왜...'
실무자와 대표 순으로 1:1 면접이 진행됐다. 최종 면접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대표의 질문을 통해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자네 일본어와 중국어는 어느 정도 하나?"
해외로 진출하고자 하는 IT 회사에서 제2외국어를 할 줄 아는 개발자는 메리트가 있었던 것이다. 나는 잘한다고 하면 시켜볼까 두렵기도 해서 솔직하게 말했다.
"공부를 안 한 지 오래되어 거의 다 잊어버려서 잘 못합니다(해맑)"
"......."
누구나 예상할 수 있겠지만 첫 탈락을 경험한다. 저렇게 대답하면 나라도 떨어뜨렸을 거다. 배운 것이 많은 첫 면접이었다. 만약 이때 마지막 질문에 대답을 잘했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인생이 꽤 달라졌을 거라 생각이 든다.
만약 지금 저런 질문을 다시 받는다면,
"중국어는 지금도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어는 사용할 기회가 없어 많이 잊어버렸지만, 기초가 있기 때문에 공부한다면 다시 금방 할 수 있습니다."
풀어보면 결국 잘 못한다는 의미지만 받아들이는 느낌은 다를 것이다. 어쨌든 후자의 대답에는 의지가 들어있으니 기대를 걸어볼 만하기도 하고 말이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버티고 있는 모든 직장인들을 응원하며, 당신의 성공적인 취업/면접/이직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