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요정의 『면접이야기』 2

2. 술·담배는 어떻게 하나?

by 이직요정


첫 면접에서 큰 깨달음을 얻은 이후, 면접은 불리한 질문에 아름답게 포장한 대답을 하는 연습이었다. 신입 때는 원하는 회사에 대한 기준도 뚜렷하지 않았고, 사실 잘 모르기도 할 때라 일단 면접 제안이 들어오면 아무리 멀어도 득달같이 달려가곤 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하는 질문이 비슷했기 때문에 면접을 보면 볼수록 긴장감도 없어지고, 고민할 필요 없이 준비된 대답을 바로 말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질문이 나오면 바로 대답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이상한 대답을 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술·담배는 어떻게 하나?




차라리' 술·담배는 하나?' 혹은 '술·담배는 얼마나 하나?'라고 물었다면 대답하기 더 쉬웠을 것이다. '술은 하고 담배는 안 합니다'나, 주량 등과 같은 팩트만 이야기하면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가 들어가니, 술, 담배를 '어떻게' 한다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순간 말문이 막혔다.



"담배는 안 하고 술은..."



'"술은 마십니다"라고 말하나? 뭔가 이상한데. 뭐야 술을 뭘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해야 하지? 많이 마신다고? 아냐 안돼. 그럼 조금 마신다고?? 두 잔 마신다고 하면 되나? 그럼 거짓말인데... 두 병? 아니 근데 주량을 물어본 게 아니잖아.'



더 이상 시간을 끌 수는 없어서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술은... 좋아합니다"



얼떨결에 나온 대답이 웃겨서 웃음이 터지려는데 면접관이 더 빨랐다. 그래서 같이 웃었다.



"아하하하하. 우리가 술을 잘하는 사람이 없는데, 우리 회사 직원 중에 술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지? 아 김대리!"



그러더니 갑자기 내 이력서를 유심히 들여다보고는,



"김대리랑 또래네 또래. 또래끼리 같이 술 마시면 되겠네. 아하하하하하하"



유쾌한(?) 마무리였다.


이후로는 같은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지만, 혹시 나중에라도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그냥 깔끔하게 팩트만 말할 거다. 술은 가끔 마시고, 담배는 안 합니다. 술 좋아한다고 해봤자 회식에만 끌려다닐게 뻔하니까.



오늘 하루도 열심히 버티고 있는 모든 직장인들을 응원하며, 당신의 성공적인 취업/면접/이직을 기원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이직요정의 『면접이야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