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이색 면접 - 사주 & 관상
면접에서 관상가가 면접관인 척 앉아있더라 하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재미있네 하면서 웃어넘겼던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줄이야.
면접의 시작은 평범했다. 대표가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내 이력서를 보며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 앞선 회사들에서의 짧은 근속 일을 걸고넘어지는데, 내가 그 이유를 나름대로 충분히 설명했지만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쓴 자기소개서가 마음에 들어서 면접에 불렀다고 했다. 뿌듯한 마음이 든 것도 잠시, 자신은 이런 글만으로는 진짜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많이 속아서 믿지 않는다고 했다.
'도대체 어쩌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 무렵, 그래서 본인은 사주와 관상을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나에게 괜찮다면 내 사주를 봐도 되겠냐고 물었다.
구구절절 신선했다.
그래서 그러라고 했더니 방에 들어가서 심상치 않아 보이는 까만 책을 하나 들고 나온다. 그리고는 관상은 괜찮은 것 같다며 생년월일과 생시를 물어본다.
'면접 보면서 계속 내 관상을 본 건가.'
생년월일을 말해주니 책을 뒤적거리며 내 사주풀이(?)를 해준다.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평생 떠돌아다닐 팔자... 뭐 이렇게 비슷하게 말했던 것 같다.
'회사 입장에서는 안 좋은 거잖아?!'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대표는 자신이 앞으로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거라며 그 안에서 돌아다니면 될 거라고 했다. 그러면 내 성향과도 맞고, 회사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면서.
'참 낙관적인 사람이네'
그리고는 생각보다 내 관상과 사주가 마음에 들었던 건지 며칠 생각할 시간을 준다고 했다가 갑자기 내일부터 출근하라고 말을 바꾼다. 나는 당황스러웠지만 무언가에 홀린 듯 또 알았다고 해버렸다.
살면서 가장 신선하고 혼란스러운 면접의 기억이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버티고 있는 모든 직장인들을 응원하며, 당신의 성공적인 취업/면접/이직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