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요정의 『면접이야기』 7

7. 기분 나쁜 질문에 대처하기

by 이직요정

나는 운이 좋게도 압박 면접이라거나 분노가 느껴질 만한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래도 간혹 신경을 건드리는 질문은 있었는데, 이번엔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1. 잦은 이직에 대한 질문


요즘은 프로젝트 따라다니는 프리랜서도 많다 보니,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거의 받지 않았던 질문이고, 심지어 다양한 경험이라며 좋아하는 면접관들도 많았다. 하지만 탐탁지 않게 생각한 사람도 분명 있었다. 말투에서 그런 느낌이 전달됐는데, 대부분은 본인들이 질문을 해놓고 혹여 내가 기분 상하지는 않았을까 본인들이 수습하려 했다. 그런데 딱 한 명, 끝까지 나의 자질을 탓하듯이 했던 말을 또 해가며 지적을 멈추지 않았던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다녔던 회사가 왜 이렇게 많아요?"

"아니 그래도 이건 너무 많은데?"

"욕하는 사람 많았을 것 같은데~ 이거 안 좋게 보는 사람 많습니다"


처음엔 웃으며 넘어가려 했으나 계속된 지적에 나도 감정이 상해서 조소를 띄며 대꾸했다.


"몇몇 면접관들의 문제는 면접자가 다녔던 회사들에 대한 정보와 사실은 배제한 채 모든 잘못과 책임이 면접자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회사가 직원에게 잘하면 직원은 나가라고 해도 안 나갑니다. 많은 대표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인데 대표님은 잘 아시니 제가 멀쩡한 회사를 다녔을 거라 생각하고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겠죠? 저도 제대로 된 회사에 들어가서 좀 오래오래 다니는 것이 꿈입니다."


이렇게까지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면접관은 걱정돼서 말해주는 거라며 자기니까 이런 말을 해주지, 다들 속으로는 안 좋게 본다며 끝까지 내 이력을 못마땅해했다.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을 다다다 해주고 나니, 시간이 지나고 그때를 다시 떠올려도 억울하진 않다.



2. 결혼 계획에 대한 질문


두어 번 받아 본 질문인데,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놀라웠다.


'이런 질문을 하는 회사가 진짜 있구나!'

'이런 질문을 하는 회사가 또 있구나!!'


나의 대답은 언제나 간결했다.


"저는 결혼 계획이 없습니다"


이 대답에 대한 반응은 1) 기대했던 대답이 아니라 당황하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타입과 2) 결혼을 왜 안 하냐며 꼬치꼬치 캐묻는 타입 정도로 나뉘었다. 두 번째 타입에게는 다음 대사를 하면 대부분 몇 초간의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침묵 후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이미 한 번 해봤기 때문에 또 할 생각은 없습니다"



3. 야근에 대한 질문


아무래도 개발 쪽 일을 하다 보니 심심찮게 받는 질문이다. 열정 넘치는 신입일 때는 일이 재미있고 배울 수 있다면 야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실제로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당시 나에게는 개발자의 야근에 대한 어떤 로망(?)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폭풍 같은 야근을 몇 번 경험하고 나서는 야근은 사람이 할 짓이 못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 같은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야근은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양해야 할 것'으로 바뀌었다. 물론 틀린 대답은 아니지만 면접관들이 좋아할 만한 대답은 아니었다. 이 대답을 들은 면접관들이 고개는 끄덕이면서도 표정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야근이 필요하다면 할 수(는) 있고, 지금까지도 많이 해봐서 익숙(하긴) 하다'라고 대답하고 있다. 면접의 목표는 최종 합격이고, 아무리 옳은 말이라고 해도 굳이 면접관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들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마음에 안 들면 최종 합격 후에 안 가면 그만이다. 그러니 할 수 있다면 우선은 면접관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주자.



아무튼 나는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된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무례하고 어이없는 질문을 받는 경우도 많은 것 같으니 말이다. 기분 나쁜 질문을 받았을 때는 내 기분이 상했다는 것을 감정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내가 좀 그런 편이다) 냉정하게 상대방의 무례함을 지적하는 편이 더 효과가 있다. 물론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돌려 말하면 알아듣지 못하는 종류도 있긴 하겠지만.


사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그 질문이 업무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재 질문 함으로써, 질문자가 적절한 이유를 대지 못하는 경우에는 대답을 하지 않아도 무방한 분위기를 만들어도 괜찮겠다. 일례로 한 회사에서 주량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하기에 앞서 회식이 잦냐고 물어봤었다. 그랬더니 가끔 야근을 하면서 저녁 먹을 때 술을 먹기도 한다고 했다. 덕분에 회사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었고, 내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민망해하던(그들도 회식이 잦은 회사는 이미지가 안좋다는 것을 안다) 면접관에게 굳이 내 주량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됐었다.


면접관들의 공격적인 질문에 상처받거나 주눅들 필요 없다. 당신은 어딘가에 꼭 필요한 사람이고 소중한 사람이니까. 무례한 사람들에게는 조소를 날리며 비웃어주자. '이런식으로밖에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는 것 같은 당신은 참 불쌍한 사람이네요.' 물론, 속으로만.


오늘 하루도 열심히 버티고 있는 모든 직장인들을 응원하며, 당신의 성공적인 취업/면접/이직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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