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다대다(多對多/多:多) 면접
면접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일대일 면접, 일대다 면접, 다대다 면접 등. 내가 가장 많이 경험해본 유형의 면접은 일대다, 여러 명의 면접관과 면접자는 나 하나였던 면접이다. 일대일 면접도 최종 면접 등에서 심심찮게 봤었는데, 면접자 여럿에 면접관도 여럿인 면접은 참 드물었다.
다대다 면접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비교"가 아닐까 한다. 내 옆의 경쟁자들의 대답이나 태도 등이 나의 면접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면접관의 질문에 대한 옆 사람의 대답이 유창하다면 나는 왠지 모르게 작아지는 기분이 들고, 그 반대로 좀 시원찮다 싶으면 갑자기 자신감이 마구 솟아나는 기분, 느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대답 순서에 따른 긴장감도 빼먹을 수 없겠다. 나름 공평하게 한다고 대답 순서를 번갈아가며 주는 곳도 있었던 반면, 일관되게 한 방향으로만 했던 곳도 있었다. 근데 먼저 대답한다고 해서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 대한 압박에서 자유롭고, 시간제한이 있는 게 아닌 이상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할 수도 있다. 나중에 대답하는 사람은 앞서 다른 사람이 했던 대답에 어떻게든 영향을 받기 때문에 독창성이 없어질 수도 있고, 왠지 모를 시간에 대한 촉박함도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유쾌하고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는 면접도 있다. 큰 기대 없이 지원했던(그렇지만 꼭 가고 싶었던) 곳에서 면접에 오라는 연락을 받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방문을 했다. 회의실을 안내해 줘서 들어갔는데, 차분한 인상의 누군가 먼저 앉아있길래 면접관인 줄 알고 인사를 한 뒤에 맞은편에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둘 다 서로를 면접관이라 생각한 면접자라는 사실을 알고 웃었다. 면접자 두어 명이 더 들어왔다. 나는 면접자들을 찬찬히 살펴봤다. 누가 봐도 파릇파릇한 신입이라는 티가 나는 면접자, 흡사 아나운서와 같은 베테랑 느낌이 물씬 나는 면접자, 큰 인상이 남지 않는 면접자 등이 있었다. 나는 어떤 인상일까?
곧이어 면접관들이 들어왔다. 물밀듯이. 한 7-8명쯤으로 기억된다. 면접관들의 소개를 듣는데, 이 업계에서 꽤 유명한 이름들이 나오니 깜짝깜짝 놀랐다.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다. 나는 이 업계와 어떻게 보면 전혀 상관없는 직종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한테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질문이 많지 않았고, 나 역시도 할 말이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가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고, 새로운 업계와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중간중간 '나는 여기 왜 앉아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어느덧 한 시간이 훌쩍 넘어갔고, 슬슬 마무리를 하며 면접자들에게 궁금한 것이 있는지 물었다. 면접장에 업계와 관련된 책이 정말 많이 있었는데, 나는 이 책들을 좀 둘러보고 가도 되는지를 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면접관들은 선뜻 그렇게 해도 좋다고 했고, 그중 한 분이 말 나온 김에 자기가 쓴 책들을 한 권씩 주겠다고 했다. 우와!!!!!!
면접이 이렇게 유쾌하고, 면접 내내 웃음과 활기가 넘치는 것을 본 건 아마 이 경험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듯싶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버티고 있는 모든 직장인들을 응원하며, 당신의 성공적인 취업/면접/이직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