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사겸, 조카 대학입학 축하 겸, 형님식구들과 일요일에 점심을 먹었다. 돼지갈비 집이었는데, 내가 사는 지역 식당과는 다르게 푸짐하고 맛있는 밑반찬에 놀라 허겁지겁 먹고 있을 때였다.
"올케, 남동생은 이번 설에 새신부랑 내려왔겠네?"
"네~ 왔더라고요"
"올케네도 제사 지내나?"
"예, 저희 집 큰집이라 제사 많아요. 저 어릴 적엔 일 년에 12번 지냈어요"
"헉, 그렇게나 많아? 올케네 올케 첫 명절부터 전 좀 부쳤겠네~"
"아뇨~~~, 회사일 바쁘다고 설날 전날 저녁에 내려와서 떡국에 올릴 계란 지단 하나 잘랐대요!!!"
눈은 동그랗게, 목소리는 크게 하고 내지른 내 목소리에 감정이 실렸던지, 형님이 웃으면서 하시는 말.
"뭔가 있나 본데? ㅎㅎ 예쁜 것만 봐야 해~. 자꾸 예쁘다 예쁘다 해줘야 진짜 예뻐지는 거야."
순간 박완서 작가가 어머니에게 인간관계 불평을 늘어놓으면 예쁜점만 바라봐야지~ 라고 하셨다는 말씀이 떠올랐다.
형님의 입장이 되어보니, 형님의 올케인 나 또한 예쁜 점만 있었겠느냐, 형님 동생이랑 더이상은 못살겠으니 이혼할 거하며 애들 다 데리고 친정으로 내려가는 택시 안에서 울며불며 전화했을땐 내가 얼마나 미웠겠나 하는 생각이 문뜩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렇게 웃으며 식사할 수 있는 건, 형님이 무조건 내 편을 들어주시고 나를 이쁘다 이쁘다 해줘서구나. 내가 형님을 따르고 좋아하는 이유도, 이렇게 나를 아껴주셨기 때문이구나, 깨달았다.
나도 형님처럼 올케한테 대해줄 수 있을까? 우리 형님처럼만 하면 참 좋을 텐데. 자꾸 흠잡으려고 하지 말고 형님말씀대로 예쁜 점만 바라봐야겠다고 돼지갈비를 뜯으며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