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관두던 날

잘가라는 인사를 아무도 하지 않았다

by 잡초

난 도대체 어떻게 산 것일까


학창시절에도 왕따

육아휴직 전에도 회사에서 왕따

복직 후에도 왕따


지역본부에 인사하러 갔더니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 본인 일들만 했다

모니터만 응시한 그들에게 내가 더이상할 말은 없더라


사람들 말에 상처받고 고개를 숙이고 일만한 지 3개월, 6개월, 2년이 되면서

혼자만의 성을 쌓아갔다.


결국 마지막 날까지 커피한 잔, 밥 한끼 먹자는 연락 없이

난, 쓸쓸히 사무실을 나왔다.


이틀동안 자괴감에 빠져 자책하며 내 탓이라 스스로를 책망했지만

생각해보면 원래도 혼자였지 아니한가?

육아시간까지 쓰고 단축근무도 하고 내 복리는 내가 다 누리면서

회사에서의 인정과 보상, 돈독한 인간관계까지 바랐다면 과욕아닌가?


회사에서 친구를 만들고 싶어한 내가 바보였다.

결국은 월급받으러 모인 집단에서, 무슨 따스함을 기대한단 말인가.

나를 즈려밟아야 그들이 일어서는 것을.


이렇게 회사생활을 마무리하며 또 깨달은 바 있으니, 그걸로 족하다.


회사일에 파묻혀 있을땐 몰랐는데

막내의 피아노연주실력이 부쩍 늘었다.

귀한 시간이다, 하루하루는. 이 얼마나 소중한 순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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