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성에 갇히게 되다
묵묵히 일만 하는 후배가 있었다.(후배지만 직급은 높음)
인사도 조용히, 심지어 생략도.
일은 한 달 만에 마스터.
남 욕하는 법도 없고 민원인과 싸우지도 않고 상사가 시키는 일은 무조건 OK,
묵묵히 주어진 일을 했다.
후배를 본받아
나도 입을 닫고 민원인과 싸우지 않고 상사에게 최대한 맞춰 일했다.
나는 혼자 밥 먹게 되었고
후배는 같이 밥 먹자는 사람들이 생겼다.
차이가 뭘까?
이런 생각하는 내가 잘못된 거다.
걔는 걔고, 나는 나고.
애초에 그 후배는 타인에겐 완전 무관심.
본인의 생활에 집중한다.
나는? 타인의 시선에 구속되어 비교하고 시기질투하고 매사에 불만이었다.
쟤는 나에게 왜 이렇게 대하지?
왜 인사 안 해? 왜 나한테 팀점심 안 알려줘? 치맥 먹는다고 왜 나한테만 말 안 해줘?
내가 휴가 가면 왜 내 전화 벨소리를 죽이는 거지? 내가 육휴 오래 썼다고 욕했댔지?
내가 일 좀 시켰다고 바로 볼멘소리를 해?
나 일 못한다고 뒤에서 까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들이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만들었고 결국 나는 나만의 성을 쌓고 그 속에 혼자 머무르게 되었다.
회사를 떠나기 몇 주 전, 나에게도 같이 식사하자는 직원이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생각났다.
그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반갑게 인사하며
"과장님이 너무 바빠 보이셔서 말을 걸 수가 없었어요. 식사 같이하자고 2~3번 말씀드렸는데 그때마다
자리에서 김밥으로 때우시며 일하셔야 한다 해서 그 뒤로는 말씀 못 드렸어요."
혼자 너무 많은 생각에 갇혀, 정작 회사에서 중요한 걸 놓치지 않았나 후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