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의 상담과 여러 소식들을 조합해 커리어튜터가 생각하는 2023년의 이직 트렌드와 생각을 남겨볼까 합니다. 개인적 의견이니 참고 삼아 이직 과정에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1. 짧아지는 이직 주기: 2~3년이면 이직!
많은 직장인의 이직의 횟수가 늘어나고, 근무 기간은 짧아지고 있습니다. 저도 7년간 3회 이상의 짧고 긴 이직을 했습니다. 사실 어느 통계처럼 검사의 횟수가 많아져 예전에 보이지 않던 질병의 수가 늘어나듯이, 터부시되던 '이직'이라는 키워드가 늘어난 이유도 있습니다. 직장은 더 이상 평생 있을 수 없는 곳이 되었고, 창업 등 일의 선택 폭도 넓어졌죠. 또 경제적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으니 직장의 선택과 이직이 좀 더 여유가 생긴 것도 있습니다.
이런 수많은 이유들을 조합해 보면 결국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됩니다.
★ 만족도와 리스크
우리나라의 경우 직업의 선택 자체를 깊게 생각할 시간이 없습니다. 보통 졸업 시즌에야 어떤 회사,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고민하죠. 그러다 보니 입사 후 겪는 괴리감이 클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 첫 직장에서 절반 가까이 퇴사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합니다. 이후 첫 퇴사 후의 이직 과정에 성공과 실패를 하며 짧은 주기의 이직을 반복하게 되죠. 일과 직장의 호불호를 좀 더 알게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직의 이유가 되는 사람과 업무는 내가 선택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업무를 두루뭉술하게 써두는 JD 때문에 포지션의 정확한 요구사항과 년차를 알 수 없죠. 그래서 가장 객관적이고, 비교가능한 '보상'을 목표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불어 회사는 경제적 활동을 하는 공간이니 돈을 많이 벌겠다는 목표도 이해할만합니다. 최대한 내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설정하고, 최대로 줄 수 있는 기업을 찾아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란 얘기죠.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이직을 결심하게 되는 이유로 연봉 불만족 (43.1%)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잦은 이직은 이율배반적으로 그런 기회를 박탈합니다.
경력을 쌓기 충분한 시간인가 의문이 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짧은 이직의 과정이 트렌드가 되더라도, 제대로 이직하지 않으면 이직 자체가 무의미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첫 번째 직장의 선택과 이직 후 선택이 중요합니다.
이런 과정의 연속은 리스크를 항시 동반합니다. 나이, 경력 및 미래 선택에 대한 리스크는 두려움이 되고 실패로 이어질 수 있죠. 이를 극복하고 도전해 가는 용기(?)와 역량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2. 아직도 사람인만 보나요? 채널의 다양화
사람인, 잡코리아, 인크루트.... 제가 직장을 준비하던 10년도 넘는 시점부터 아직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전통의 채용 포털들입니다. 취업하면 먼저 떠오르는 곳들이긴 하나, 최근 몇 년 사이 원티드 같은 곳이 상장할 정도로 여타 채널의 확장과 성장이 도드라지고 있습니다. 대충 기억나는 것들만 해도 블라인드, 원티드, 잡플래닛, 리멤버, 크레딧잡 등이 있고, 개인의 평판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내는 곳도 있습니다.
#헤드헌터
신입 채용과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이직은 헤드헌터를 만나게 된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헤드헌터는 우리의 경력에 적정한 공고를 제안하고, 합격까지 도움을 주는 사람들입니다. 외국은 어떨지 모르지만 국내의 경우 '헤드헌터의 제안'으로 이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OO 공고가 있는데 지원해 보실래요?'라는 식의 메일/연락이 우선 오죠. 혹은 피플앤잡 같은 사이트에 각자가 가진 공고를 올려 지원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대형 공고 채널에 카테고리가 있어 관련 공고를 올려두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들을 100% 신뢰하기에는 편차가 심하고, 아쉽게도 저는 안 좋은 케이스를 더 많이 본 듯합니다. 그래서 지원자 스스로의 관심과 관리가 필요한데요. 채용과 관련한 정보의 취득, 진행 정도, 연봉의 협상 등 모든 과정에 대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아님 그들의 역할이 필요 없으니까요)
#기업정보 - 크레딧잡 / 잡플래닛 / DART (기업 공시사이트) / 블라인드
특히 예전의 시장과 달라진 점은 기업 정보가 노출된 정도가 늘어난 것이죠. 단순 공고 속의 정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스크랩하거나, 제품의 리뷰들처럼 근무자의 정보를 취합해 보여주는 것이죠. 실제 근무자라는 것을 증명하며 기업의 정보/의견을 보여주고, 평점을 평균 내어 보여주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정보들 중에 '단점'을 주로 이용하는 편입니다. 특히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무엇인지를 보죠. (잡플래닛은 이를 키워드로 묶어 보여줍니다) 그리고 관련한 기업 공고까지 연결되어 찾을 수 있으니 이런 채널 모두를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직의 대상이 되는 기업을 분석하는 것은 실패와 리스크를 줄이는 시작점입니다. 이는 정보의 취합으로 시작하는데 이런 채널이 유용하겠죠. 예를 들어 '성장'이란 키워드를 주로 쓰는데, 기업이 실제 성장하고 있는지를 크레딧잡의 임직원의 수, 매출의 성장여부, 사업보고서의 이야기, 뉴스 등을 통해 확인합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의 투자 정보를 알려주는 채널도 있으니 실제 성장 단계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알 수 있죠.
이는 내가 들어가는 기업에서 내 역할/직무의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됩니다. 앞선 헤드헌터, 공고채널의 공고를 선택한 후 최종 지원 기업을 고민할 때 복합적으로 활용하는데요. 물론 최종 합격까지 면접 등의 정보를 얻기도 하고, 연봉협상 후 평점 등을 활용해 입사 결정에서도 활용합니다. 즉 내가 모르는 기업의 정보를 찾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채널로 활용하는 것이죠.
기타의 수많은 채널을 통해 기업 내 포지션과 공고를 접하고, 기회를 찾으셔야 합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의 기회도 적극 제안하는 편인데, 이는 경력 확장에 기회가 됩니다. 또한 직무 설명이 잘된 케이스가 많아 직무 이해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귀를 열고, 눈을 크게 뜨고 매일의 정보를 곳곳에서 잘 걸러낼 힘을 키워보시길 바랍니다.
3. 당당하게 이직하라: 이직 키워드의 증가
구글에서 이직이란 키워드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지난 5년간의 변화인데요. 2017년 제가 이직 상담을 시작하던 시기 대비해서 3배 가까운 키워드의 증가가 일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직이란 것이 말로만 늘어난 게 아니라, 실제 관심을 더 가지게 되었단 것이죠. 이는 최근의 '버튀어!' 같은 광고처럼 대중이 좀 더 많이 보고, 듣게 된 덕도 있을 것입니다.
이직은 늘 조용하고,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던 일이었습니다. 조직 문화가 더 강조되고, 보수적인 기업관이 있던 시기에는 그랬죠. 그러나 정보가 익명과 실명으로 노출되고, 기업의 평판이 공지되는 상황에서 이직에 대한 태도가 좀 더 개방적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의외로 주변에 이직을 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진 덕도 있죠. 그래서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게 된 것도 이런 현상에 영향을 주었다 할 수 있습니다. 직장을 선택하고, 포기하는 것은 법에도 보장된 권리입니다. 그러나 고용/피고용 사이에서의 신의성실과 눈치 때문에 남들에게 알려가며 할 수 없었던 것이죠.
또한 앞선 광고가 나올 수 있었던 것도, 경력직 우선의 채용 트렌드가 한몫한 것이라 봅니다. 필요해서 뽑은 거라 생각하지만, 1년 이상의 최소 경력을 요구하는 식의 채용 여건 변화도 영향을 준 것이죠.
가끔 얘기하는 것인데 연봉, 칼퇴, 좋은 기업문화를 얻기 위한 최선의 선택은 '이직'이라 말합니다. 기업이 바뀌지 않으면 고착된 문화도 바뀌지 않습니다. 기업이 바뀐다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이직이 필요하단 것이죠. 이직의 관심도 증가가 광고와 기업의 수요에 따른 것이기도 하나, 개인적 관심과 선호의 증가 역시 한몫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여러분의 직장, 직장인으로서 현실을 바꾸기 위한 최선의 선택은 역시 '이직'입니다.
4. 새로운 직무의 등장? 아니 직무의 디테일이 바뀌고 있다.
기존에 직무 설명에 잘 보이지 않던 직무 형태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산업/서비스의 변화에 따른 소멸과 생성의 과정일 수 있고, 스타트업 등의 필요에 따른 변화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사의 경우 리크루터 포지션이 많이 보이는데요. 채용이 급격히 늘어나는 성장기 스타트업에선 채용업무가 중요한 역할이 될 것입니다. 아예 전담하는 사람을 뽑아 전문성을 더하는 것이죠. 그리고 본사 단위의 채용에서 개발자, 일반 채용 혹은 사업부별 채용 등 필요와 인력 수급 형태에 따른 상세 세분화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일반 회사들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산업의 한쪽에서 직무의 디테일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기도 합니다. 제너럴리스트에서 스페셜리스트로 변화되는 시장의 흐름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예전 한 세미나에서 채용과 관련해 백발의 담당자가 경력을 만들어 온 과정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큰 직무의 한 파트에서 직무 경력을 쌓고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구나'라고 느낀 순간이기도 하죠.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스페셜리스트는 팀의 관리와 리더 역할에 있어 공백이 존재합니다. 해보지 못한 업무가 있고, 이로 인해 채용 시 불리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스페셜리스트는 나름의 전문성으로 이런 영역에 대한 돌파법을 찾아야 하는 숙명도 가지게 됩니다. 즉, 기존의 고정된 커리어 패스로는 산업의 빠른 변화와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단 것이죠. 이런 직무가 있습니다. 모 코딩 교육 업체의 역할인데 재학생의 커리어 패스를 관리하는 코칭 담당자입니다. 헤드헌터와 채용 담당자, 경력 상담자의 역할을 동시 수행하는 것이고 교육 서비스 중 기업 수요에 대응하는 경우 있는 포지션입니다.
이런 기회를 회사 안팎에서 찾으며 커리어 패스를 직접 그려 가야 하는 어려움은 있으나, 전문성을 확실히 한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있는 것이죠.
직무 디테일이 바뀌는 속에서 여러분의 기회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5. 경제 한파, 취업/이직 시장이 얼어붙는다.
올해 중반 이후 수출입 적자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반도체/선박 등의 기존 강자들의 적자폭도 커지고 있고,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법으로 인해 기회를 잃고, 시장 순위에서 밀리고 있죠. 최근의 한 조사는 내년 취업자 수 10만을 예상하고 있기도 합니다. 올해 1/8 수준으로 고용시장 자체가 한파 수준으로 쪼그라든다는 것이죠.
경력직의 경우 빠진 자리를 채우거나, 새로운 자리에 대한 추가 중 하나입니다. 내년의 경우 후자보다 전자의 경우 이직 기회가 더 많을 것이나.... 이런 시장 상황에서 나가지 않으면, 그 자리마저도 없다고 할 수 있겠죠. 물론 그럼에도 수많은 공고가 뜰 겁니다. 그러나 괜찮은 자리가 있느냐 하는 것은 '부정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신입은 직접 타격을 입겠지요. 중고 신입으로 가는 경우 특히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무역 적자, 고용 급락 등 연쇄 효과는 계획적 채용이 주를 이루는 신입에 있어 직격탄을 맞을 겁니다. 중고신입으로 어찌 간다.. 이런 전략도 먹히지 않을 시장 상황이 될 수 있죠. 실제 이렇게 될까? 이건 예언의 영역이나, 이런 심리가 인사/기업에 전반적으로 퍼진 상황이니.... 취업/이직 시장 전반의 한파가 있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얼어붙은 이직/취업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결국 '장점'을 개발하고, 찾는 것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시장이라도 장점이 있다면 붙잡거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여전히 스타트업을 포함한 시장 곳곳에서 사람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죽기 살기로 성장하고, 살아남기 위한 노력은 이어질 테니까요. 그러나 그런 자리는 이직을 바라는 다수 대비 극히 드문 자리일 것입니다. 때문에 굉장히 보수적으로 이직을 준비하시고, 이직 준비를 더 철저하게 하는 노력도 필요하죠.
이직의 시간은 길고 지루합니다. 언제 될지 모르기에 버텨야 합니다. 이왕 이직하는 것 제대로 해야 앞선 다섯 가지의 트렌드 속에서 기회와 성장을 맛볼 수 있는데요. 2023년에는 여러분 모두에게 이런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
커리어튜터 이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