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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을 넘어야, 1억 이상의 공고를 볼 수 있다?

by 이대표

모 업체에서 최근 출시한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본인 연봉이 일정금액 이상임을 인증해야, 공고를 오픈해 준다고 합니다.

프리미엄 채용 공고란 이름을 달고 있는데요. 무언가 이상하지 않나요?


우선 금액을 넘지 않으면 공고조차 볼 수 없다는 것은 일종의 공고 안에 '이너서클'을 하나 더 만드는 꼴이 됩니다. 1억이란 연봉을 회사 다니면서 받을 수 있는 직장인은 전체 근로자 중 3.2% 정도라고 합니다. 약 50만 명에 해당하는 직장인을 위한 서비스다 싶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기회조차 얻을 수 없는 공고일 수 있겠네요.


한편으로 이직은 직급과 연봉의 성장 과정이기도 합니다. 몇 백만 원에서 수 천만 원까지 팀장에서 임원으로, 차 부장에서 임원으로 이직하며 보상의 정도도 개선될 수 있죠. 그런 기회조차 박탈하는 공고라는 점에서 더 의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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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런 생각으로 이런 서비스를 기획한 것이 아닐까도 싶은데요..

기존의 연봉이 이후의 연봉을 결정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런 생각으로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겠죠. 그러나 제가 상담하고, 저의 이직 경험 속 30% 이상의 연봉 인상은 기회조차 없었을 일이었겠지요. 연봉은 그렇게 책정되지 않습니다.


지난 기업의 연봉은 우리 회사의 연봉 수준과 비교하는 대상으로 작용하고, 많고 적음에 따라 참고 자료로 활용될 뿐이죠. 10을 받던 사람이니, 10이 마지노선이라 생각하는 회사가 있다면 가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또 경력을 기반으로 내부 보상제도를 기반으로 제안하지 않는 회사라면 역시 체계 없는 회사임으로 가지 않아야죠.


10을 받던 사람이 20을 받을 수도 있고, 13을 받을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러나 이전 연봉의 정도가 지금 연봉에 반영되어 공고마저 볼 수 없다? 이것 또한 직장인의 정보를 제한하고, 선택을 막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아침에 본 이 서비스 론칭 소식이 개인적으로는 반갑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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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공고에 동의하고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들의 생각... 저는 반대합니다. 모수를 키워 좋은 인재를 제안받고, 필터링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채용하는 기업의 최소한의 예의고 필요충분조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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