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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대표 Sep 22. 2015

이직, 왜 하려는 거니?

이직사유: 변명이 아닌 목표가 되게 만드는 이직사유

1:100,

게스트와 100명의 패널이 문제 대결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최종 상금 수 천만 원과 그 간의 적립금을 놓고 게스트와 패널이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이는 모 방송국의 간판 프로그램이다. 어쩌면 회사에 입사하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콘셉트와 비슷한 것은 아닐까?


삼성의 경우 매 년 5,000명 이상의 신입사원을 다양한 명분으로 채용한다. 이공계, 문과의 구분은 알 수 없지만 SSAT (삼성의 직무적성평가 시험)가 절대적 기준이었던 지난 채용까지도 10만 명 이상이 이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도전했다고 한다. 어림잡아 200대 1의 경쟁률이다. 문과의 경우 5,000명의 자리 가운데도 절대 소수임으로 경쟁률만 따진다면 200대 1 이상의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가로등 밑으로 모여드는 불나방 같이 (비하하는 것 아님) '삼성'을 들어가기 위해 모여드는 광경은 9시 뉴스의 주요 뉴스거리로 자리 잡은지 이미 오래이다.


그렇게 입사한 회사에서 삼성맨이 되기 위해 벌이는 수 주 간의 교육 과정과 대규모 매스게임은 때로 경이롭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삼성맨으로서 살아가는 과정을 포기하고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하여 퇴사하기도 한다. 정년이 60세로 바뀐다지만 장기 근속자가 아닌, 3~5년 차 가까이 혹은 신입 1년 미만의 직원이 회사를 나오는 것이다. 


삼성을 포함해 수 많은 기업에서 수 백 혹은 수 십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간 이들이 회사를 박차고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이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는 말로 치부해 버리기엔 그 비율을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인 모습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문제이다.


취업과 관련한 여러 신문 혹은 기관의 통계 자료에서 1년 미만 신입사원이 회사를 나오는 비율은 무려 30%에 육박한다고 한다. 비록 작은 회사라 할지라도 이를 무시할 수 없다.  그럼 우린 어떤 이유에서 회사를 관두게 되는 것일지, 경력기술서에 앞서 알아보려 한다

 


                                                                       쌍방과실(雙方過失)

어떤 일도 일방적 잘못은 잘 없다



내가 퇴사의 사유를 묻거나 듣는 경우 주로 쓰는 말이다. '회사를 나옴에 있어 절대  한쪽의 잘못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래 두 가지의 퇴사에 대한 사유를 퇴사의 이유로 면접관 앞에서 얘기해야 하는 그대에게  한쪽 입장에서 고민하는 우를 범하지 않게 하기 위해 꺼낸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크게 퇴사는 두 가지 이유로 나뉘는데  내부와 외부의 사유 혹은 이유이다.



내부 이유 (개인에게서 찾은 사유),


아마도 회사를 다니다 보면 이런 불만을 한 번씩 얘기하게 된다.


'내 연봉은 왜 친구보다 작은 거지? 내 연봉은 내 경험이나 학벌 혹은  지난날의 노력에 비하여 적절한 것일까? 

우리 회사 복지는 왜 이모양이지? 대기업에 다시 도전하면 기회가 있지 않을까? 집에서 1시간도 넘게 걸리는 출퇴근 시간이 너무 아까워. 등등등...'


수 많은 자기의 이상향에 있던 모습과 현실의 모습에서 오는 괴리감을 맞추기 위한 질문들이다. 그렇게 간절했던 입사 통보를 받고서 1년 안쪽으로 이성적으로 바라보던 취업 후 내 모습이 현실적으로 돌아오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는 지극히 정상이니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이는 비단 신입의 일만은 아니다. 경력직에게도 똑같은 고민거리가 생기는데. 시기에 차이가 있다.


1년 차 혹은 그 미만의 신입사원이 퇴사를 하는 것은 회사에 대한 정보가 지극히 부족했던 탓이다. 이 또한 중요한 문제이고 언젠가 얘기하겠지만 30%의 퇴사율에 속하지 않은 70%의 대부분 직장인은 당장은 저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 적응하기도 바쁜데 저런 고민은 때론 사치이다.


하지만 내가 그랬듯 2~3년 차로 회사에 익숙해지고, 직딩으로서 능숙해 가기 시작하는 순간 70%에 속했던 그들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찾아 온다. 이는 회사라는 조직이 눈에 들어오고, 일정 수준 회사에서 내 역할과 미래를 선배를 통해 갸늠할 때기도 하다. 고민이 굉장히 구제척인 때이고 퇴사, 이직의 결과가 더 파급력이 큰 때이기도 하다.


'내 직장은 내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곳인가? 내 연봉은 비슷한 연차와 차이가 없는가? 내 삶이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있는데, 연봉은 올려주지 않으니 이직을 해야 하나? 내가 하는 일의 끝이 보이는데, 이대로 다녀야 하나? 난 다람쥐 챗바퀴처럼 같은 내년도, 후년도 할 것 같은데 현재 자리가 의미가 있는 것인가?'


가만히 읽어 보면 앞선 신입사원과의 불만과 달라 보이지 않아 보일 수 있다. (물론 위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 경험이나 고민에서 나온 질문이니 절대적일 것이라 생각하고 일반화를 해선 안된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이미 쌓은 경력으로 앞길이 한정적이 되거나, 때론 갈 수 없는 길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서 얘기했듯이 결과로 인한 파급효과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더불어 개인적인 사유는 재 취업 시 반드시 지나야 하는 '퇴직 사유'에 대한 답변에 있어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많은 인사담당자가 퇴사 사유에 대해 개인적인 이유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해 회사 입장에서 조직 생활을 견디지 못한 사람이란 낙인이 찍히기 가장 쉬운 변명거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와 같이 평생 직장, 뼈를 묻어 일하겠다는 생각이 지배했던 곳에선 이직은 생각보다 굉장히 부정적인 이미지이다.


그래서 우리가 고민할 퇴사에 대한 이유는 이런 편견을 깨기 위한 지극히 '경력과 일' 중심의 접근이다.


경력과 일 중심의 접근이라 함은, 장기적 혹은 평생 해야 될 일에 있어 지금 이직의 순간이 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럼 이직을 하는 이유는 경력개발 혹은 경력 전환의 기회로 생각할 수 있다. 나 역시 두 번째 회사에서 세 번째 회사로 옮기는 과정에 이런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In my case,

첫 번째는 전공과 업무가 회계인데, 지난 중소기업의 3년은 회계의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 대부분의 업무를 해보고, 해외 법인을 지원하는 등 운 좋게도 회계의 많은 영역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3년 차 정도였던 경력에서 다음 경력을 이어가는 좋은 연결고리가 되었다.


두 번째는 이 경력을 이직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작은 기업에서 큰 기업으로, 일반 기업에서 외국계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과정이 그러하다. 이 과정에서 연봉 하한선, 직급 등의 많은 고려를 하였 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꽤 성공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좀 더 멀리 보았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며 지방의 제한적인 경력 개선의 환경을 경험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회사를 퇴사한 지금도 서울이라는 나에게 기회인 곳에서 크게 내려갈 생각은 없다. 물론, 여러 상황에 따라 변수는 있겠지만.


결국 이 세 가지는 미래 지향적으로 성장을 위한 고민의 결과였다. 직무, 직급, 보상 수준과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종합하여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인데, 다행히도 좋은 결과를 낳은 것이다. 결과론적일 수 있지만 개인적 사유나 불만에서 오는 이유는 이와 반대로 과거 지향적인 이유이다. 그리고 언급했듯이 그 대부분의 사유는 일종의 변명으로 치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개인의 욕심으로 이직을 하더라도, 성장의 기회를 우선시하여 선택하고, 고민하는 경력 이직이 되어야 성공함은 물론 경력기술서 작성도 용이하다. 시작은 내 이유이고, 쌍방과실이라 하지만 그 상황마저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고민과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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