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수업] 적응

05. 스위치 (Switch)를 켜라

by 이대표

적응은 커리어 라이프 사이클의 두 번째 단계입니다. 첫 번째 선택 과정을 거쳐 회사에 입사한 직후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부제인 스위치 (Switch)를 켜라는 이런 상황이 마치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란 생각에서 붙여 보았습니다.


아이를 처음 유치원에 보내면 감기가 걸려 오기도 합니다. 때론 종일 울며 선생님에게 붙어 있기도 하고, 엄마를 찾아 호출되어 불려 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면 새로운 환경, 사람에 적응하기 마련이지요. 선생님들도, 부모도 힘들지만 적응시간을 거쳐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친구도 생기고, 선생님도 낯이 익게 되고 가는 것을 즐거워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아이처럼 회사에 들어간 신입사원 역시 이런 적응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우리는 신입사원 연수, OJT라는 이름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49d1a4376ad15e2333b48f4a62a0c5b7.jpeg 아직도 의문인 신입사원의 극기훈련식 신입사원 연수


최근 한 대기업의 신입사원 연수 과정에 있어 강압적인 모습이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삼성과 같은 곳에 얘기를 들어 보면 대략 6개월 내외의 교육 기간을 거친다고 합니다. 그룹 연수 (흔히 보는 카드섹션, 기합 같은 정신 무장 등의 과정)를 거치고 직무별로 배치되어 현장, 담당 직무의 경험을 쌓게 됩니다. 큰 기업일수록 이런 과정에 더욱 공을 드립니다. 스위치를 켰을 때 바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기업은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지요.


그럼 생각해 볼 것은 무엇이 바뀌는지와 그에 대한 대처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조금 더 나의 스위치를 켜는데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직장인이란 타이틀이 우리에게 주는 변화가 무엇이 있을지 SWITCH의 앞 글자를 따서 크게 6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Salary and benefit

계약 관계를 통해 유무형의 혜택을 노동의 반대급부로 받습니다. 학생은 자신의 돈을 내고 원하는 수업을 수강합니다. 일부 과정은 필수이고, 어떤 과정은 선택적이지요. 버는 것 없이 무형의 지식을 교과 과정을 통해 얻는 것이지요. 물론 장학금의 혜택 정도는 있을 수 있겠네요. 직장인의 경우 노동의 대가로 급여, 복지를 포함한 유무형의 것을 얻습니다. 이는 평가에 의해 높아지기도, 낮아지기도 합니다. 학생과 다른 것은 돈을 지불하는 것과 노동의 대가로 받는 것이 다르다 할 수 있겠네요.


#Working hour

정해진 시간을 일해야 합니다. 물론 더 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학생은 정해진 수업을 끝내면 일과가 끝납니다. 더 하고 싶어도 교수님이 하질 않으시죠. 그 외 시간의 활용은 자유입니다. 직장인은 반드시 1주일에 정해진 시간을 약 40시간 내외로 해야 합니다. 계약서에도 명시된 것이지요. 심지어 법에 정해져 있기도 합니다. 때론 추가 근무 (물론 돈을 주지 않기도 합니다)를 해야 하기도 합니다. 업무 시간 외적으로도 일에서 100% 분리되어 자유롭기가 힘든 구조입니다.


#Identity and company brand

회사의 브랜드가 내 것이 됩니다. 물론 다니는 기간에만 적용되는 것입니다. 학생에게는 유명 대학에 다니는 것이 일종의 후광효과로 남습니다. 최근에는 고등학교 잠바로 그 안에서도 갈린다고 하는데, 정말 한심한 노릇입니다. 학교는 꽤 오래 남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땅파기를 좋아하시던 전 대통력 덕에 유명해졌고, 면접에 단골 질문이었습니다. 직장인은 내가 그 회사를 다니는 기간에 혹은 이직을 하는 과정에 이전 회사의 후광효과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명함에서, 사원증에서, 건물에서 유무형의 것들로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이직의 과정에도 전 회사의 규모가 고려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Training

배움에 차이가 있습니다. 학생은 지식을 쌓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회계를 보면 '분개한다'는 거래를 기록하는 방법에 대해 글로 이해합니다. 직장인의 경우 '분개한다'의 의미보다 시스템에 각 거래가 어떻게 표현되고, 회계 담당자는 이를 어떻게 이해하는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또한 실무 적용에 필요한 교육으로 업무 외적인 지식을 꾸준히 쌓아가야 합니다. 경력이 쌓이고, 진급하는 것도 성장의 한 방법이지만 지금과 같이 은퇴가 상시화 된 시대에는 자신의 역량과 지식을 쌓는 것도 성장입니다.


#Co-working and associate

동료가 생깁니다. 이는 학생 때 생기는 친구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중, 고등학교 때의 친구를 사귀는 과정에 개개인의 이익, 득과 실이 반영되지 않습니다. 시간을 보내는 것, 기호가 비슷한 것 등 말 그대로 정성적인 것들이 매개가 된 관계이지요. 평생 친구는 대부분 이때 생기게 마련입니다. 회사의 경우 회사에 입사한 동기 (흔히 동기 사랑은 나라사랑이라고 할 정도로 끈끈합니다)는 경쟁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연차를 기반으로 한 승진에서 탈락자가 생기는 것이 한 예이지요. 앞서 정성적 동기가 아닌 환경과 관계 속에서 생긴 것으로 학생의 그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High performance

일을 했으니 성과를 내어야 합니다. 학생의 경우 시험 성적이 배움에 대한 성과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나 외의 다른 사람에게 영향이 없습니다. 나의 노력이 나타난 결과이고 스스로 만족 여부를 고민할 뿐이지요. 하지만 직장인의 경우 내 성과가 나의 평가, 인센티브에 영향을 주고 이는 곧 나의 승진, 급여 등 유무형의 혜택에 영향을 줍니다. 또한 나의 동료에게까지 성과의 결과가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나의 부진으로 팀 실적이 채워지지 않아 전체 평가가 낮아지거나, 거래처와의 관계가 나빠져 장기적으로 매출에 부진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어두운 방에 우리 눈이 적응하기까지 잠시 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눈이 적응하고 어렴풋이 사물이 보일 때쯤 움직일 수 있지요. 더듬더듬 스위치를 찾아 켰을 때 눈은 다시 빛에 적응하기 위해 암전 상태처럼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시간을 지나 앞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구직자는 선택의 과정을 거쳐 기쁨을 만끽함과 동시에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을 해야 합니다. 콩나물시루 같은 아침 출근길을 맞이 해야 하고, 월요병이 걱정되는 아침 출근길을 마주해야 합니다. 수 백 명의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긴장된 시간을 가져야 하고, 점심마다 고민하는 메뉴들로 한 동안 막내 생활을 보내야 할지 모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구성원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시간 혹은 비용을 투여해 그 충격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작게는 문구류에서 크게는 그룹 신입사원 연수까지 기업의 노력이 계속됩니다. 소프트 랜딩 (Soft Landing)하고 기업에 잘 체화되어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기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지요.


노력도, 시간도, 비용도 모두 필요한 과정입니다.


저 역시 10년 전쯤 취업이 빨리 하고 싶었습니다. 어느 선생님의 질문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왜 일하고 싶은가?' 저는 단순하게 '돈을 벌고 싶다', '일을 해보고 싶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취업이란 것이 돈을 버는 행위 하나로 설명될 수 없음을 알게 되었지요.


직장인이 된다는 것은 그래서 어렵고도 힘든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고, 왜 서류 통과가 안되는지 묻는 상담자에게 얘기합니다.


'직장인이 되는 준비 과정이 있어야 한다'라고...




by 일,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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