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수업] 성장

09. 박수칠 때 떠나라

by 이대표

커리어에서 성장은 입사한 후 몇 달을 지나 자신의 일을 받아 하기 시작한 지점부터 입니다. 회사는 계약 관계로 맺어진 직원이 그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는지를 대략 1년에 한 번 이상, 여러 가지 방법으로 측정을 합니다. 주로 KPI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요.


영업이라면 매출 목표를 달성하거나, 그 이상의 결과를 내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회계와 같은 STAFF 조직은 회사 전체 실적에 연동하거나, 개별 목표를 부여하여 성과를 측정합니다. 하지만 이런 측정은 다분히 회사의 입장입니다.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커리어는 개인의 것입니다. 직장인으로서 살아가는 한 순간, 한 점에 우리가 성장 곡선 속에서 상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지요. 일을 배우고 있다가 아닌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과정 속에 느끼는 성장입니다.


한 겹, 한 겹 쌓여 가는 3D 프린터의 모습과도 비슷할지 모르겠습니다. 수 만 겹의 레이어를 차곡히 쌓아 물건을 만드는 3D 프린터의 모습처럼 우리의 성장도 하루, 일 년이 차곡히 쌓여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계처럼 정해 진 도면을 따라가는 것이 아님으로 우리는 이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성장하고 있는가?


대략 두 번의 시기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시기는 대리입니다.

대리는 사원의 때를 갓 벗어나 일을 하는 시기입니다. 사원급의 업무는 대부분 주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에서 내려오는 일의 끝단에서 실무의 일을 하면서 감을 익히지요. 스스로 결정하기보다 결정을 부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회사의 사이즈마다 조금 차이는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대리는 자신의 업무와 범위가 더 명확해지고 일종의 선택권도 조금 부여됩니다. 위로받는 내용을 아래로 전달하는 역할, 배분하는 역할을 하면서 다음 중간 관리자로서 가기 전 준비를 하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 일적인 부분에서 성장을 합니다. 그리고 이 성장은 회사에 대한 눈을 뜨게 합니다. 어두운 공간에서 시야가 밝아지듯, 가까운 부서에서 다른 부서까지의 모습이 조금씩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하지요. 이런 시기는 물론 작은 조직일수록 더 빠르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나의 성장에 대한 가능성, 현재의 수준을 고민하기 시작하지요.


저의 경우 이 시점에 대안이 없었습니다. 내 다음의 업무를 하고 있는 선임의 모습을 보면 무기력해 보이고 대략 10년의 긴 시간이 걸릴 듯하였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처럼 내부적 한계를 실감하는 것에서 성장의 지표를 찾기 위해 외부로 시야를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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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기는 과장입니다.

이는 성숙의 단계입니다. 대리에 설익었던 경력이 단단해지는 시기지요. 조직의 허리로서 든든한 역할을 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위로는 팀장을 도와 팀을 성장시키고, 아래로는 팀원들에게 성장할 수 있도록 끌어당겨주는 중간 관리자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바로 회사에 남느냐, 떠나느냐입니다.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피라미드의 상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져 가는 승진, 기회의 경쟁에 뛰어들어 조직 내에서 역할을 만들어 가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10년 안팎의 부담스러운 경력으로 시장 밖에서 경쟁하는 것입니다. 시장에서의 경쟁도 비슷한 여건의 사람이 몰리다 보니 두 개의 부담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0년은 어느 책에서처럼 전문가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시간입니다. 아이러니 하지만 이 정도의 전문가라면 밖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하지요. 하지만 한정된 공간, 업무 속에서 쌓인 경험과 경력은 이런 전문성에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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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알 수 있는 사실들 중 하나는 '직장인의 허무함'입니다. 몇 년간 열심히 해 온 일들이 밖에서 쓸모없는 것이 되었을 때,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의미 외적으로 의미가 없을 때 허무함을 느낄 수 있지요.


여기 한 예가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삼성 그룹 내에서 영업을 하던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 분은 여러 사정으로 이직을 하게 되셨는데 당연히 작은 회사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고난은 여기서부텨였습니다. 삼성이란 조직에서 지원해 주는 인프라를 활용한 업무의 처리, 영업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작은 기업에 A부터 Z까지 직접 해야 하는 것이 익숙지 않았던 것이지요.


저 역시도 회계를 했지만, 회사 밖에서 혹은 은퇴 후 회계 담당자로서 기회와 가능성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아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기엔 시간과 비용이 들어 접근할 수 없었고, 그 마저도 경쟁으로 충분한 보장은 되지 못했지요. (사실 회계, 직장인에 적응치 못하는 제가 문제였지만 말입니다.)


흔한 얘기입니다. 그래서 기업의 브랜드가 내 것인 것처럼 착각하고, 내가 일을 잘하는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됩니다. 여기에는 기업의 인프라, 브랜드가 섞여 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허상을 덜어내고 온전히 내 것으로 이룬 성과, 경험으로 나의 커리어를 정상에서 고민해야 하는 시기를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by 일,상담소

http://blog.naver.com/riverside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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