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수업] 갈등

11. 관계 속 갈등: 회사

by 이대표

회사는 목적지 없이 달려가는 기차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언젠가, 어디선가 기차에 올라 탄 사람은 내려야 할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그리고 정해지지 않은 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탈 수 도 있지요. 과정에 제한된 좌석으로 내 자리가 보장되어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쫓겨날 수도 있지요.


쫓겨난 누군가는 기차표 뒷 면의 내용을 그제야 읽어 봅니다. 하지만 나에게 유리한 내용보다 오히려 더 기차 속 승객으로 구속되고, 하차를 종용하는 문구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제야 실감하게 되지만 이미 기차는 출발지를 한참 떠난 상태입니다.



회사와 나는 계약 관계입니다.

기차표 뒷면의 문구처럼 회사와 나는 서로의 역할에 대해 지켜야 할 것들이 정해져 있습니다. 직장의 구성원은 맡은 바 직무를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성실히 수행할 의무가 있지요. 회사는 성실하게 일을 한 구성원에게 유무형의 대가를 지급해 주어야 합니다. 이는 급여, 승진과 같은 이름으로 불리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계약 관계란 것을 잊고 삽니다.

최근 한진 해운의 부도, 조선업의 붕괴와 같은 산업 내 크고 작은 이슈들을 보면 기업이 영원하다는 가정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의 이익 구조에 따라 직장인은 자신이 근무하던 일터에서 한 순간에 쫓겨나기도 하고, 합의 하에 회사를 떠나야만 하는 신세에 놓이기도 합니다. 상시적인 은퇴 리스크에 우리는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래 은퇴 리스크는 퇴직 후 삶에 대한 리스크 요인을 관리하고 헤징(Hedging) 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60세 정년 후 아이들의 결혼, 학업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지만 은퇴 시기가 가깝게는 20대부터 시작되는 지금의 시대에 상시적인 은퇴 리스크가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을 듯합니다.


계약 관계에 있어 우리는 을입니다. 기업의 채용 공고에 지원하여 경쟁하며 얻은 자리이긴 하지만 취업/이직 시장에 있어 절대적인 정보는 기업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표현의 차이는 있으나 선택당한 것이라 할 수 있지요. 이미 기업에 들어가고자 하는 지원자는 줄을 서 있고, 나는 번호표를 받고 대기하는 사람 중 하나일 뿐입니다.



반면 기업의 경우 계약 관계에 따른 의무가 있습니다.

일의 대가를 적절하게 주어야 하고, 회사의 이익이 노력한 개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배분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근무 시간은 지켜져야 하고 남녀 차별 없이 회사를 다닐 수 있어야 합니다. 잘못된 것은 고쳐질 수 있어야 하고, 잘 한 것은 보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공평하게 이루어져야 회사의 역할도 잘 했다, 못했다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잡플래닛의 여러 댓글을 보면 이렇지 못한 회사가 더 많은 듯합니다.


아직까지 기업의 오너와 운영을 구분하지 못한 회사가 많기도 하거니와 기업 중심으로 직장 생활의 주도권이 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을의 입장에서 보일 수밖에 없고, 공평한 계약으로 생각되지 않은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런 서로의 시각 차이로 직장과 나는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시기는 대략 대리, 과장과 같이 회사에 적응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순간에 찾아옵니다. '머리가 굵었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회사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합의점이 생겼을 때 다음 그리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지요.



by 일,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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