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요?

특별함 보다 '루틴함'을 남겨라

by 이대표

이력서를 오랜만에 쓴다면 아마 쉽지 않을 듯합니다.


어디서 무엇을 써야 할지도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오랫 만에 잠자 던 이력서를 깨웠으니까요.

일단 내일부터 하자, 모레부터 하자라고 조금씩 미룰 수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회사를 다니는 것도 힘들고, 쉬고 싶고, 술도 한 잔 해야 하니 언제고 쓸 시간이 있다고 써지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그래서 일종의 루틴을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고수가 되란 얘기는 아닙니다.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런던 대학의 제인 워들의 경우 습관이 되는데 66일 정도 걸린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하였습니다. 즉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어떤 일을 습관으로 만들려면 루틴과 같이 반드시 특정 행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작심삼일이란 말처럼 쉽게 포기하는 것이 사람의 평균적 특성이기도 하니까요.


예를 들어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을 습관으로 하겠다고 가정합니다. 그럼 일어나는 시간에 알람을 맞추어 두겠지요. 알람이 울려도 5분만, 5분만 하면서 시간을 미룰지 모릅니다. 그렇게 1시간, 2시간이 흘러 일어날 수 있지요. 그래서 누군가는 일어남과 동시에 특정 행동을 하라고 합니다. 일어나서 바로 세수를 한다거나, 양치를 한다거나 하는 특정 행동의 반복을 의미합니다.


그 반복이 루틴이 되면 습관이 되고, 결과로 얻은 부지런함으로 나은 무언가를 할 수 있지요.

결국 작은 것의 반복, 또 반복이 쌓여 무언가를 만드는 것입니다.



애초에 잘 쓴 이력서를 목표로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잘 쓴 이력서란 혹은 서류란 누군가에게 평가받기 위함이 전제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만족과 이를 통한 목표의 달성 역시 평가일 수 있습니다. 내가 내 것을 평가하는데 양식과 방법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요. 즉 아주 매끈한 이력서는 정말 필요할 때 보여주면 됩니다.


그 전의 일상은 평범하게 쌓아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 회사를 떠나 세 번째 회사로 가면서 저는 이 이력서 쓰는 일, 이력서를 들춰 보는 일을 일상처럼 하였습니다. 우선 파일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커리어 관리란 이름이었는지, 무엇이었는지도 생각이 나지 않을 평범한 파일이었지요. 심지어 누가 볼까, 잘 숨겨지는 폴더에 넣어 두었습니다.


개인 파일이라 넣어두면 그래도 관심을 가지진 않겠단 생각이었지요. 하지만 암호까지 걸린 노트북이었으니 그 파일이 누군가에겐 물음표를 던졌을지도 모르겠단 과한 생각도 해봅니다.


여하튼, 그렇게 만든 파일에 크게 세 가지를 적었습니다.



첫 번째, 언제 한 일인가?

이는 시점을 기억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루틴함이 생기면 없어져도 무방할 것이기도 하지요. 처음엔 날짜까지 꼼꼼하게 적었습니다. 워크숍을 위해 만든 예시를 보면 아래처럼 하루하루 혹은 며칠에 한번 기록했던 흔적이 있습니다.


워크숍 1807.016.jpeg


14년도는 제가 회사를 나오기 1년 전입니다. 앞선 날들은 더 꼼꼼히 많이 적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그렇게 적은 것들이 모이니 일 년에 한 번 들여다보는 것도 힘든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월, 분기별로 리뷰를 해야 했었지요. 그렇게 저의 나쁜 기억을 일자별로 정리해 나갔던 듯합니다.



두 번째,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내용은 나의 일을 얘기합니다. 지금도 보면 기억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리 길지 않은 문장으로 기록해 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브랜드 로열티 진행상황... AR 자금에서 이관 등 때론 상세한 기록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업무 변화가 있거나, 처음 맡는 경우 반드시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예를 들어 A에서 S까지 하던 일이 T부터 늘어나거나, 다른 대상의 같은 일을 할 경우 표기 방법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야 기억을 하니까요. 그렇지 않으면 큰 제목만 기억을 하게 됩니다.



세 번째, 묶어야 합니다.

이는 일종의 카테고리 작업입니다. 저런 라인이 1년이 지나면 수 백개가 생깁니다. 처음이라면 수 천 라인이 생길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게 어느 시점에 정리를 한다는 것도 부담이죠. 그래서 한 번 더 정리의 편의를 위해 작은 제목을 달아 둡니다.


업무 A와 관련된 것, 업무 S와 관련된 것과 같이 짧은 카테고리를 만들어 두면 좋습니다. 만약 영업처럼 실적이 있는 경우라면 실적을 업무와 구분해 두는 것도 추후 정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이렇게 수개월이 지나면 엑셀의 피봇 기능으로 정리를 해봅니다. 중복된 워딩을 찾아 지우고, 다듬으면 그 시점을 기준으로 한 아주 기본적인 경력기술 사항을 정리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루틴으로 나의 잠자던 이력서가 나의 히스토리를 보여주는 일종의 역사책이 되었습니다.


시작은 간단합니다. 매일 아침 혹은 퇴근 전 몇 십분, 나의 업무를 정리하세요. 그리고 퇴근하는 것을 루틴으로 하면 잠자던 이력서가 깨어납니다. 그럼 나의 이직도, 성장의 방향도 모두 명쾌해지는 한 걸음을 뗀 것과 다름없습니다.


한 걸음입니다. 그리고 평범하게 시작하세요.


by 일상담소 이대표

http://blog.naver.com/riverside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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